그루지야 전쟁 카리브해로 ‘불똥’…러시아, 함대 진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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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8.08.19. 오후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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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그루지야 전쟁의 불길이 카리브해로 옮겨붙고 있다. 미국의 제4함대 재창설과 동유럽판 미사일방어(MD) 기지 설치에 맞서 러시아가 카리브해에 함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는 쿠바의 미사일 기지를 재가동해야 한다는 초강경론도 나오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국영 라디오 연설을 통해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함대를 파견하길 원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제안을 적극 환영했다고 밝혔다.

지리적으로 미국의 앞마당과 마찬가지인 카리브해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 함대가 진출할 경우 미·러간 군사 긴장은 더욱 팽배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백악관은 차베스의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은 피했으나 "러시아 함대를 통해 차베스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차베스는 민생고 해결에 집중하라"고 비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러시아와 베네수엘라가 군사협력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미국을 견제하려는 양자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지난달 13일 미 해군이 해체된 지 58년 만에 카리브해와 중·남미를 관할하는 제4함대를 재창설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 해군은 "의료지원과 마약밀매 억제가 주임무"라고 설명했지만 러시아는 미국이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루지야 전쟁 이후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통해 대러시아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러시아로서는 카리브해 함대 배치가 맞대응 카드로 제격이다.

남미 좌파의 좌장인 차베스 대통령은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반미전선을 확고히 하고, 지역내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차베스 대통령은 중·남미 석유 동맹인 '페트로 카리브'를 결성해 주변국에 경제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페트로 카리브에 속한 18개 회원국은 베네수엘라 석유를 값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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