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러와 외교 관계 단절 선언… 전환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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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8.08.30. 오전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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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AP/뉴시스】

그루지야 정부가 29일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그루지야 정부는 지난 7일 러시아의 무력 침공 후 양국 간에 체결한 종전 협정에도 불구,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영토 내에서 완전한 철군을 이루지 않았다며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현재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독단적인 무력 행위에 대한 대응책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이런 EU의 태도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내달 1일 최근 그루지야 위기와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EU 정상회담을 개최를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유럽이 미국의 명령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러시아는 서방 국가의 제재 조치 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남오세티야 국민들의 명예와 생명을 지켰을 뿐이라며 그런 러시아가 고립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그루지야에 대한 무력 침공 단행과 세계 각국이 그루지야의 영토로 인정하고 있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대한 독단적 독립 주장으로 국제사회의 이단아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무력 침공 행위 등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루지야는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들에 대한 소환 조치를 내렸으며 귀국 명령을 받은 러시아 주재 그루지야 대사들은 30일 러시아를 떠나 그루지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루지야 외무부 대변인인 나토 치코바니는 "그루지야 정부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단절에 동의했다"고 말하면서 "의원들은 러시아를 침략국가"로 규정지었다고 덧붙였다.

에카 트케셸라슈빌리 그루지야 외무장관은 "우리는 우리 영토가 러시아 군에 의해 침략당하고 또 엄연한 우리 영토를 독단적으로 독립 국가로 인정한 난처한 상황을 정상적으로 돌리기 위해 러시아와의 외교 단절을 선언한다"고 말하면서 현 상황에 대한 당위성을 피력했다.

정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트빌리시 거주자인 이라클리 마크하라드제는 "나는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외국군이 그루지야를 침공, 장악하고 시민들이 희생당하고 있는 가운데 침략 국가에 대한 외교 단절 이외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무엇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외교 관계 단절은 그루지야와 러시아 이외 제3국의 중재 협상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의 경우 서방 국가 및 대부분의 국가들이 친 그루지야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제3국을 통한 중재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루지야의 경우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어 외교 관계 단절 협상에서 러시아에 비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와 그루지야는 전쟁 이전 상황에서도 극히 제한적인 외교 거래를 유지해 왔으며 양국이 상호 무역 거래 등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극히 적은 부분에 불과했다.

러시아는 지난 2006년 그루지야의 주요 수출 품목인 와인 및 광물 등에 대한 수입을 제한, 실질적으로 양국의 무역 거래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이에 러시아에 대한 그루지야의 외교 관계 단절 선언이 양국의 갈등 해결을 위한 전환점을 작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유정기자 teeni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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