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총선, 중도좌파 야당 승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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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8.09.22. 오전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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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당 30.6% 득표, 집권당에 근소한 차 앞서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슬로베니아 총선에서 중도좌파 야당이 근소한 차이로 우파 집권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슬로베니아 선거위원회는 21일 실시된 총선에서 개표가 99.7% 완료된 가운데 보루트 파호르 총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D)이 30.6%를 득표, 29.2%에 그친 집권 슬로베니아 민주당(SDS)을 제치고 제1당이 됐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총 90석의 의석 가운데 SD는 29석, SDS는 28석을 얻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SD는 또 다른 좌파 정당인 자레스(Zares)와 자유민주당(LDS)이 얻은 14석을 합할 경우 총 43석으로 SDS가 주도하는 우파 연립정당들의 의석수 합계(40석)보다 3석이 많아 총선 뒤 제휴 협상을 통해 차기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정부에서 우파 연정에 속했던 데수스(Desus)가 차기 정부에서는 SDS 측과 결별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번 총선에서 7석을 확보, 데수스가 SD의 좌파 연정에 합류할 경우 좌파 정부는 큰 어려움 없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야간 득표차가 너무 적은 상황에서 아직 해외 체류자 개표가 남아있고, 소수 정당들의 연정 합류 가능성도 확고한 것이 아니어서 좌파 연정의 집권 여부는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네즈 얀사 총리는 "현재 득표율이 굳어진다면 파호르 총재에 축하를 보내겠지만 아직은 최종 공식 결과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파호르 총재도 선거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밝히면서도 아직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지는 않고 있다.

현지 관측통들은 SD가 집권할 경우 향후 정부의 경제 개입 확대와 대형 은행의 정부 소유 및 정부 자산의 민영화 제한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기 총리가 유력시되는 파호르 SD 총재는 2004년 이후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며 SD를 11년째 이끌어오고 있는 좌파 성향의 중견 정치인이다.

슬로베니아의 기록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얀사 총리는 최근 불거진 핀란드와의 무기 거래 과정에서의 수뢰 스캔들과 언론과의 잦은 마찰, 유로존 가입 이후 가속화된 인플레를 막지 못한 것이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정권 재창출에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1991년 옛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슬로베니아는 2004년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했으며,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2007년에는 옛 공산주의 국가 중 처음으로 유로존에 가입했다.

슬로베니아는 그러나 유로화 도입 후 6%를 웃도는 높은 인플레율에 시달려 왔으며, 경제 성장과 동시에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정책이 이번 총선의 핵심 이슈가 돼 왔다.

fai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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