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보고' 그린란드, 덴마크 그늘 벗나?"…자치권확대 국민투표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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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덴마크령 그린란드가 독립을 통한 진일보를 이뤘다.

25일 그린란드에서 실시된 자치권 확대에 대한 찬반 주민투표에서 75% 이상이 찬성쪽에 표를 던져 자치권 확대를 가결시켰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그린란드 주민 71.96% 참여한 이날 투표에서는 75.54%가 찬성, 반대 23.57%를 크게 앞질렀다.

이번 투표는 그린란드가 덴마크의 통치를 끝내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린란드에 대한 지하자원(석유 천연가스) 배분권 확대 및 사법 경찰권 확대 및 외교권 행사 등을 골자로 한 이번 자치권 확대안은 내년 6월부터 발효된다. 또한 국제법상으로 그린란드 거주민들을 덴마크 국민들과 별도로 인정하고 공식 언어도 덴마크어에서 그린란드의 지역 언어인 카라리수트(Kalaallisut)로 바뀐다.

한스 에녹센 자치정부 총리는 자치권 확대를 지지해준 그린란드인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는 덴마크 식민지배 300주년이 되는 2021년 이전까지 독립을 이룰 것"이라고 공약했다. 하지만 자치권 확대를 통해 매년 덴마크 정부로부터 받았던 보조금 32억 크로네(약 8000억원)는 포기해야 할 전망이다. 현재 이 보조금이 그린란드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30%에 달한다.

그린란드는 인구 5만 7000명의 북극섬으로 덴마크의 식민지배 이후 국토로 편입됐다가 지난 1979년 자치권을 획득했다. 인구의 대부분은 이뉴잇(에스키모) 원주민들이다. 전 어부였던 데이비드 브랜딧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조가 빼앗긴 자유와 권리를 이제 되찾을 때"라며 감격을 표했다.

그러나 그린란드의 자치권 확대를 가속화시킨 것은 무엇보다도 그린란드의 동토층 아래 매장돼 있던 풍부한 지하자원이었다. 면적이 210만㎢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섬인 그린란드는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영토의 80%가 얼음에 덮여있어 이를 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빙하의 용해로 지하자원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개발 이익 확대 등을 위한 독립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번 자치권 확대 가결에 따라 그린란드는 내년 석유수입의 최초 7500만 크로네까지는 자치정부의 수익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덴마크 정부와 각각 50%의 수익을 나눠 갖게 됐다.

정진하기자 nssnat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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