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빈국 몰도바 反共 유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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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9.04.09. 오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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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공산주의는 물러가라!” “우리는 유럽연합(EU)을 원한다.”

동유럽의 최빈국 몰도바에서 7일 집권 공산당의 장기집권 우려에 반대하는 1만여 명의 시위대가 대통령 관저와 의회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여 1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시위는 2001년 정권을 잡은 블라디미르 보로닌 대통령이 이끄는 공산당이 5일 총선 결과 50% 득표율로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자 야당 지도자들이 ‘부정선거의 결과’라고 들고 일어난 데서 촉발됐다. 유럽 유일의 공산당 출신 대통령인 보로닌 대통령은 이미 2차례 임기를 마쳤다. 현행법상 ‘3선 연임’은 불가능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 헌법 개정도 가능한 의석을 얻음에 따라 권력 연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야당은 우려하고 있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EU와의 통합을 주장하며 변화를 기대했던 젊은이들까지 나서 선거무효를 요구하며 대통령 관저에 돌을 던지고, 방화를 하는 등 극렬 시위를 벌였다.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갔다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귀국한 젊은이들이 이번 시위의 주동자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불타는 의회건물 안에서 질식사했다. 현재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보로닌 대통령은 이번 시위를 “야당에 의해 조직된 쿠데타 음모”라고 비난했다.

몰도바는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끼여 있는 인구 430만 명의 소국. 근로자 한 달 평균 임금이 350달러(약 47만 원)로 유럽에서 가장 가난하다. 1991년 옛 소련이 붕괴된 후 극심한 경제 불안에 시달려왔으며, 2001년엔 결국 기존 중도성향 정부에서 공산당이 정권을 잡았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몰도바 젊은이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 첨단 네트워크를 이용해 순식간에 폭발적인 시위를 이끌어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2003년 그루지야, 2004년 우크라이나, 2006년 벨라루스 등 동유럽과 옛 소련 지역의 친서방 민주화 운동에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e메일 등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통신수단이 큰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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