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표는 그린란드가 덴마크의 통치를 끝낼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민투표가 통과되면 그린란드는 새로 발견될 석유·천연가스 지배권과 사법·경찰권을 갖게 되고 제한적으로 외교권도 행사할 수 있다. 한스 에녹센 자치정부 총리는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식민지배 300주년인 2021년 이전까지 완전한 독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권 확대로 잃는 것도 있다. 매년 덴마크로부터 받는 보조금 32억크로네(약 8000억원)가 당장 내년부터 끊긴다. 그린란드 국내총생산의 30%에 달하는 적잖은 액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린란드 주민들이 자치권 확대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동토 아래 잠든 지하자원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면적이 210만㎢나 되는 세계 최대 섬이지만 영토의 80%가 얼음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자원이 땅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지하자원 접근이 쉬워지자 그린란드 독립 여론이 불붙기 시작했다. 덴마크는 석유, 광물질 등 자원 개발수익의 50%를 요구하고 있고, 그린란드는 어떻게든 덴마크 몫을 줄이려고 애써왔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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