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당선자 부시의 신앙 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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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신자인 조지 W 부시 제43대 미대통령 당선자(54)는 매일 아침 성경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기자들의 질문에 서슴없이 “나는 교회를 사랑하고 찬송하는 것을 좋아하며 매일 기도한다”라고 말한다.

95년부터 텍사스 주지사로 일해온 부시는 주 장관들과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기도를 하기도 한다.참모들에게 “자네 지난 주일 교회에 갔나?”고 묻기도 한다.

부시가 표방하고 있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온정적 보수주의’는 복음주의적 원리들을 정치에 적용한 것이다.부시가 즐겨 사용하는 문구인 “믿음의 기적”이나 “저는 여러분과 저의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라는 표현도 거기서 비롯된 것이다.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출생인 부시는 텍사스주 미들랜드에 있는 제일장로교회에 출석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했다.중학교 2학년 때인 1959년 부모가 휴스턴으로 이사를 하면서 휴스턴에 있는 성마틴 성공회 성당에 나가게 됐는데 이때 신부를 보좌하기도 했다.부모인 조지 부시 전대통령과 바버라 여사도 그렇지만 그의 조부모 역시 신앙이 돈독해 어린시절 부시의 신앙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의 신앙에도 우여곡절은 있었다.베이비붐 세대인 부시의 성장기는 미국인들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신앙의 역할이 축소됐던 시기였다.60년대는 모든 분야에서 정통파가 대접받지 못하던 시기였다.부시는 중년의 나이에 사업에 실패하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공식적으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지만 그는 한 때 마약에도 손을 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던 중 부시는 1985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함께 메인주의 해변을 걷다가 하나님의 진리와 맞닥뜨리게 된다.그레이엄 목사가 부시에게 느닷없이 “하나님과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라고 한마디를 던졌다.잠시 의미심장한 침묵이 흐른 뒤 부시는 대답했다.“아닙니다.하지만 그러고 싶습니다”

이때가 바로 부시에게 거듭남의 겨자씨가 심겨진 때였다.“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하지만 그것은 매우 분명하고 빠르게 일어났습니다” 부시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하곤 한다.부시는 40세가 되던 해 술을 끊었다.텍사스주 미들랜드로 돌아온 뒤부터는 성경공부에 몰두하기 시작했다.부시의 친구이자 선거 참모인 돈 에반스는 당시를 떠올리며 “우리는 우리앞에 놓여진 삶과 인생의 문제들에 대해 아주 많은 얘기를 나눴다”라고 말한다.

방황과 타락의 골짜기를 헤매다 주님의 품으로 돌아온 ‘돌아온 탕자’ 부시는 “신앙은 좋은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경영’ 아니 ‘세계의 경영’을 믿음 안에서 행해갈 것을 다짐했다.

/김병철기자 bc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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