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 석유 아직 '그림의 떡'"<NYT>

입력
수정2010.07.23. 오후 4:28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국제정치 문제로 가동률 50% 불과"

(서울=연합뉴스) 석유 매장량이 풍부해 '제2의 페르시아만'으로 기대를 모았던 카스피해 지역이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려는 국제정치로 인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서부 카자흐 지역 카스피해 인근 사막에 위치한 텡기즈 유전은 석유 매장량이 풍부하면서도 심해 시추 같은 환경위험 요인이 없어 석유 생산에 이상적인 곳이다.

그러나 이곳 유전의 가동률은 약 50%에 불과한 실정이다.

텡기즈 유전 최대 업체인 셰브론은 당초 하루 60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현재 생산량은 이에 못 미치는 42만배럴 수준이다.

셰브론은 이에 따라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배럴로 늘리는 추가 투자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멕시코만 전체의 하루 생산량이 150만배럴인 것과 비교하면 텡기즈의 매장량이 얼마나 풍부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쉽게 뽑아 올릴 수 있는 원유가 많은데도 생산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지역 원유를 수송하는 송유관을 운영하는 '카스피 송유관 컨소시엄'(C.P.C.)을 주도하는 러시아가 증설을 몇 년째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흑해까지 이어지는 1천500㎞ 길이의 송유관으로 수송된다.

셰브론은 송유관 부족으로 인해 값비싼 운송비를 무릅쓰고 수많은 선박을 동원해 '릴레이'식으로 카스피해를 건넌 후 철도를 이용, 흑해까지 원유를 수송하고 있다. 이를 위해 셰브론은 카자흐 최대 철도 운영사업자가 되기까지 했다.

유럽.아시아 셰브론의 가이 홀링워스 대표는 "우리 계획대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5년 전에 송유관이 증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송유관을 넓히는 대신 투자자들을 모집해 기존 송유관이 끝나는 흑해에서 지중해까지 도달하는 별도의 송유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셰브론은 이에 따라 제2의 송유관을 이용하기로 러시아와 이미 합의했다.

이와 관련 NYT는 에너지 패권을 확대하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업계의 부담과 사업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그 근거로 송유관 관련 협상을 주도하는 인물이 유라시아 에너지 패권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라는 점을 들었다.

러시아 국영 송유관기업인 트랜스네프트는 그러나 정부가 제2의 송유관 계획에 직접 개입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C.P.C. 송유관 확대 계획이 올가을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언 맥도널드 셰브론 부회장은 송유관 확장 작업을 위한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포토 매거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경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