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 기대수명 남한보다 11세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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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0.11.22. 오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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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 기대수명 남한보다 11세 낮아

2008년 남 64.1, 여 71세..식량난 10년간 61만명 인구손실

총인구 2천419만명, 세계 49위..20대 키 南보다 6.5~8.8㎝ 작아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김용래 기자 = 북한의 식량난으로 10여 년간 60만명이 넘는 인구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북한의 기대수명은 남한에 비해 11세 가량 낮아 남한의 1980년대 초반 수준에 그쳤으며 올해 북한의 총 인구는 2천419만명으로 세계 49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993년과 2008년의 북한의 인구일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회의와 탈북주민 면담 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993~2055 북한 인구추계'를 작성, 22일 발표했다.

◇北 기대수명 1998년엔 남자 59.5세 그쳐

북한의 기대수명은 남자 64.1세, 여자 71세로 남한에 비해 11세 가량 낮으며 이는 남자의 경우 남한의 1984년, 여자는 1982년 수준이다.

북한의 기대수명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식량난이 계속 악화해 감소했으며 식량난이 절정에 달한 1998년에 가장 낮은 수준(남자 59.5세 여자 66.4세)으로 떨어졌다가 이후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국제기구 및 외국에서의 식량지원이 계속되고 작황도 일부 개선되면서 식량난이 완화돼 기대수명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연령별 사망 패턴을 보면 남자는 60세 이후, 여자는 75세 이후의 고령층에서 사망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독특한 패턴을 보였다.

통계청은 이를 전형적인 북한패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어렸을 때의 높은 결핵유병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993년 2.17수준이었으나 식량난으로 혼인과 출산을 늦추면서 1998년 1.96까지 감소했다가 2008년에는 2.02명을 기록했다.

현재 남한의 합계출산율은 1980년 2.83명에서 2007년 1.26명까지 떨어진 상태다.

또한, 한국전쟁(1950~1953년) 기간 중 태어난 북한의 인구는 71만명으로 남한(203만명)의 35%로 나타났으며, 북한에서 전후 베이비붐(1954~1973)으로 태어난 인구는 700만명으로 추정된다.

◇식량난 인구손실 61만명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48만2천명, 출생손실은 12만8천명에 이른다. 초과사망은 식량난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사망력 수준을 초과해 나타난 사망 규모를, 출생 손실은 식량난의 영향으로 추가로 감소한 출생 규모를 각각 의미한다.

북한의 식량난은 진행이나 회복이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슬로모션 기근'이므로 초과사망은 1994~2005년까지 12년간, 출생손실은 1995~2004년까지 10년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고난의 행군기(1996~2000)로 한정한다면 초과사망은 33만6천명, 출생손실은 9만9천명으로 추산된다.

높은 고령자 사망률과 높은 영아ㆍ아동사망률 등 식량난이 북한인구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지적했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측정한 평균 신장 및 체중을 보면, 남녀 신장이나 남자 체중은 연령이 어릴수록 남한과 차이가 더 벌어졌다.

신장은 남녀 모두 19-29세에서 차이가 가장 컸는데, 남자는 8.8㎝, 여자는 6.5㎝가 남한보다 작았고, 체중은 남자의 경우 19-29세는 남한보다 14.3㎏이 덜 나갔으며 여자는 19-29세와 60-69세에서 4.5㎏으로 차이가 났다.

탈북 시기는 1996년부터 증가해 1997년 급증, 1998년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 초기에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다가 1997년부터는 반대로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최근에는 성별로 균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제3국에 은신하기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남자는 20세와 40세 전후가 많지만, 여자는 20~40대 전 연령층에 걸쳐 있되 30대가 주류를 이룬다.

식량난으로 순탈북은 1996~1999년 대량 발생했으나, 2000년부터는 오히려 귀환 및 송환으로 입국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올해 北인구 2천419만명..세계 49위

장래 인구추계 결과 올해 북한 인구는 2천418만7천명으로 남한(4천887만5천명)의 49.5% 수준이며 세계 49위로 남한(26위)과 더하면 19위가 된다.

북한 인구가 매년 남한보다 많이 늘어나면서 2014년에는 북한 인구가 남한 인구의 50.1%로 절반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남한의 61.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북한의 인구 정점은 2037년(2천653만6천명)으로 남한(2018년, 4천934만명)보다 19년 늦어 인구를 통합하면 남한은 인구감소가 9년 늦어지고 북한은 10년 빨라진다.

2010년 북한의 남자인구가 1천179만명, 여자인구는 1천239만명으로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 수)는 95.1로 나타났다. 이는 출생성비가 정상수준이며 여자의 기대수명이 남자보다 7살 많기 때문이다. 북한의 성비는 고령화의 진전으로 계속 높아져 2030년에는 96.1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총인구를 연령별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인 중위연령은 2010년에 남자 30.1세, 여자 33.7세로 남한보다 남자는 6.8년, 여자는 5.3년 젊은 것으로 추계했다. 이 차이는 고령화 속도로 점점 커져 2050년에 남자 16.6년, 여자 16.7년으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한 통합 인구의 중위연령은 2010년 남자 35.9세, 여자 38.0세이나 남한의 중위연령 증가속도가 워낙 빨라 2050년에는 남자 53.9세, 여자 57.8세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2050년 남북한 통합인구의 중위연령은 55.7세로 일본(55.1세)보다 높아진다.

연령별 구조를 보면 2010년 북한의 15세 미만은 22.4%, 15~64세 68.6%, 65세 이상 9.0% 등이다. 남한과 비교하면 15세 미만은 6.3%포인트 많지만 15~64세는 4.3%포인트, 65세 이상은 2%포인트 적다.

북한의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에 진입은 2033년(14.5%)이 될 것으로 나타나 남한 2018년(14.3%)보다 15년 늦을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0년 1천658만1천명(전체 인구의 68.6%)으로 매년 증가해 2022년에는 1천791만8천명(70.0%)으로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유소년(15세 미만)과 노년(65세 이상) 인구는 45.9명으로 남한(37.2명)보다 8.7명 많다. 이는 유소년부양비가 남한보다 10.5명 더 높기 때문이다.

유소년 인구에 대한 고령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2010년에 40.2로 남한(67.7)보다 크게 낮아 유소년 인구에 비해 고령인구가 상대적으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2010년 북한 인구의 기대수명은 남자 64.9세, 여자 71.7세로 남한보다 남자는 11.3년, 여자는 11.2년 짧다. 남녀간 수명 차이는 북한이 6.8년, 남한이 6.7년으로 비슷하다.

북한의 조출생률(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은 14.4%로 남한(8.9%)보다 5.5%포인트 높았다. 또 가입여성의 증가로 출생아 수가 2022년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조사망률은 9.1%이며 고령화에 따라 2020년 11.0%, 2055년 14.0%로 각각 높아질 것이라고 통계청은 전망했다.

또 북한의 인구 자연증가는 2038년(남한은 2021년)부터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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