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브리엘 창손 창 南수단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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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1.01.10. 오전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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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창손 창 南수단 장관 (주바<남부 수단>=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남부 수단의 가브리엘 창손 창 문화장관. 2011.1.10 << 국제부 인터뷰 기사 참조 >> freemong@yna.co.kr

"90% 이상 찬성표 자신".."영어 공용어 택할 것"

"한국도 남부 수단에 영사관 개설 필요"

(주바<남부 수단>=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우리는 1955년부터 북부 정부를 상대로 싸웠습니다. 이제 북부와의 분리독립 절차에 들어갔고, 우리는 새 독립국가를 수립할 것입니다"

수단으로부터 분리독립할 것인지를 묻는 남부 주민의 국민투표가 시작된 9일 남부 수단의 수도 주바에 있는 정부청사에서 만난 가브리엘 창손 창(Gabriel Changson Chang) 문화장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통합민주구제전선당의 대표이기도 한 창손 창 장관은 "이번 투표에서 80% 이상의 투표율에 90%가 넘는 분리독립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며 오는 15일 마감되는 투표 결과를 자신했다.

그는 남부 수단이 막대한 양의 원유를 밑천 삼아 사회간접자본 건설 등 대대적인 개발을 할 것이라면서 이미 남부 수단에 영사관을 개설하고 새 나라와의 유대와 투자 기회를 엿보는 세계 주요국들처럼 한국도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창손 창 장관은 남부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투표가 이뤄지는 와중에도 멀리 극동의 한국에서 온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2시간 가까운 인터뷰 시간을 할애했다.

다음은 창손 창 장관과의 일문일답.

-- 남부 수단이 분리독립하려는 이유는.

▲우리는 반세기 동안 북부 이슬람 정부의 차별과 탄압을 받았다. 우리 남부인은 북부인에 비해 2등 국민 취급을 받았고, `부정의(injustice)'에 시달려왔다.

북부 정부는 (기독교나 토속종교를 믿는) 우리에게 이슬람을 강요하고, 우리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았다.

-- 이번 투표의 승리를 자신하나.

▲투표율 60% 이상에 과반의 찬성이면 남부 수단은 분리독립할 수 있다. 우리는 80% 이상의 투표율에 90%가 넘는 분리독립 찬성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투표 후 분리독립 일정은 어떻게 되나.

▲2005년 북부 정부와 체결한 평화협정에 따라 이번 투표 후 6개월 뒤인 7월 9일이면 우리는 독립국을 수립할 수 있다.

-- 국호는 정해졌나.

▲`남부 수단(South Sudan)'이라는 국명을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초대 대통령은 누구.

▲살바 키이르 현 수반이 초대 대통령으로 내정돼 있다. 그는 취임 후 2년간 과도 정부의 대통령을 맡게 되고, 그 이후에는 선거를 통해서 새 대통령을 뽑는다.

-- 국제사회는 남북 간의 내전 재발을 우려하고 있다.

▲남북 수단 간에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남과 북 경계에 있는 유전지대인 아비에이 지역을 어느 쪽으로 귀속시킬 것인지, 아니면 공동 관리를 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포함해 국경 획정과 원유 분배, 수자원, 통화(currency)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남과 북은 모두 `고통스러운 결정(painful decision)'을 감내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전 재발을 피할 수 있고,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다.

-- 남부의 분리독립 후에도 북부와의 협조 사항이 많나.

▲당장 원유 문제만 해도 전체 원유 매장량의 70%를 남부가 보유하고 있지만, 북부가 정유 시설이나 송유관 등 석유 생산과 관련한 기반시설을 독점하고 있다. 양측이 적정한 선에서 합의를 봐야 한다.

남과 북은 오는 2월 1일부터 원유 문제를 포함, 모든 현안에 대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독립 후 공용어는 여전히 아랍어인가.

▲아니다. 영어가 될 것이다. 주민 대부분이 아랍어를 쓰고 있지만, 우리는 영어를 가르치고 영어를 공용어화할 것이다. 아랍어는 서서히 퇴출될 것이다.

우리는 또 영어뿐 아니라 여러 부족 간의 언어를 합쳐 고유의 남부 수단어를 만들어 낼 것이다.

--고유 남부 수단어를 만드는 게 가능한가.

▲물론이다. 남부의 최대 부족인 딘카 족이 쓰는 말과 누엘 족의 말은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다른 부족의 언어 중에 공통점을 추려 통합 언어를 만들면 된다. 10년이고 20년이고 교육하면 새 언어가 정착할 수 있다고 본다.

--수도 주바의 열악한 주거환경에 매우 놀랐다.

▲남부 지역 최대 도시의 사정이 이 정도이니 다른 마을이나 도시는 어떻게나. 우리는 오랜 내전과 북부 정부의 차별적 개발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

남부 수단에는 없는 것 투성이다. 도로도 포장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주택도 부족하고, 상ㆍ하수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기반시설이 매우 낙후돼 있다.

우리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막대한 양의 원유(추정량 60억 배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독립 후 10년 뒤에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 중국, 일본 등 10여 개 나라의 영사관이 이곳 주바에 개설돼 있다. 한국도 영사관을 개설해 우리와 소통하는 길을 열어놓았으면 좋겠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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