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중국의 속내는… 행사 자제 속 ‘北·中-韓·美 대결구도’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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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정전 60주년이 공식적으로는 ‘항미원조전쟁 승리 60주년’이다.

내전으로서의 조선전쟁은 1950년 10월 압록강변에서 북한의 패배로 끝났지만 중국인민지원군이 참전한 국제전으로서의 항미원조전쟁은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 전쟁은 압록강변에서 시작돼 53년 7월 휴전선에서 끝나 ‘침략자’(미국)를 400㎞ 이상 몰아냈다는 논리다. 북한이 ‘전승절’이라면서 ‘조국해방전쟁’에서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중국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지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유엔의 이름으로 군사 개입을 했고 압록강변에 폭격을 가하면서 중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이 2000년 3권으로 펴낸 ‘항미원조전쟁사’는 미국을 ‘침략자’로 규정했다.

중국은 1950년 10월 25일을 공식적으로 항미원조전쟁 참전일로 삼고 있다. 보가위국(保家衛國·가정을 보호하고 나라를 지킴)을 위해 전쟁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2010년 10월 25일 시진핑(習近平) 당시 부주석이 항미원조전쟁 60주년 기념식에서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말해 한국의 반발을 샀던 것은 앞에서 말한 인식 때문이다.

중국은 이번 항미원조전쟁 승리 60주년에는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북한에 보낸 것 외에 가시적인 행사를 치르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25일 “중국 정부는 8월 1일로 다가온 건군절(국군의 날)에 맞춰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긴 하지만 항미원조전쟁 승리 60주년에 맞춘 행사를 치를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과 중국 대 한국과 미국’이라는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듯 중국 외교부는 지난 24일 리 부주석 방북을 발표하면서 ‘조선전쟁 정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항미원조전쟁’ 대신 ‘조선전쟁’이라고 한 것은 북한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북한 측 용어를 그대로 쓴 측면도 있지만 한반도 냉전 구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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