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아니메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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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은 그들의 애니메이션을 특별하게 아니메(Anime)라고 부른다.

미국 사람들이 약간 싸구려라는 뜻을 내포한 ‘저패니메이션’이라고 불렀던 것과는 달리, 아니메에 대한 일본인들의 자긍심은 남다르다.

80년대 후반이던가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아키라’를 처음 본 필자는 아니메의 매력에 퐁당 빠져 버렸다.

특히, 오토바이 질주 신은 괜히 국산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에 나오는 바이크 신을 비아냥거리는 비교 거리로 자주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아직까지도 일본문화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곱지 않고, 도서 대여점을 평정한 일본 만화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

그러나 그들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독특한 창작 노하우와 비결들을 오랜기간 발전시켜오면서 지금은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케이블 TV에서도 아니메는 최강자의 위치에 서 있다.

‘슬레이어스’, ‘슬램덩크’, ‘신세기 에반겔리온’,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사정’ 등 일본 아니메는 국산 애니메이션을 새벽 시간대의 구석으로 몰아내고, 황금시간대를 점령하고 있다.

일본 아니메는 광범위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나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수 마니아적인 성격과 청소년 이상의 성인층에 더욱 강렬히 어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것은 데쓰카 오사무 이후 전통이 된 스토리의 강조와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영화 연출적인 특성을 잘 살리는 창작 노하우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얼마 전 한 TV방송에서 ‘신세기 에반겔리온’으로 유명한 가이낙스사의 사장이 인터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의 애니메이션을 평가하면서 특히 3D 기술의 놀라운 발전을 칭찬한 후, 다만 한국 애니메이션은 센스가 조금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순간적으로 나는 그 센스가 일본 아니메가 갖는 경쟁력의 핵심이며, 한국의 애니메이션이 빨리 배워야 할 본질적인 창작 노하우라는 것을 느꼈었다.

그러나 센스는 순간적인 재치 정도로 느껴지지만 사실은 오랜 습작이 전제될 때 발휘될 수 있는 모든 창작의 핵심요소인 것이다.

이재웅 협성 애니메이션아트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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