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의회, 러시아어 지역공식어 지정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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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2.07.04. 오전 9:46
황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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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 속 날치기..야당 "러시아어, 제2의 공식어" 비난

(키예프 dpaㆍ이타르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여당이 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러시아어 지위 관련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여당 지도부 중 한 의원이 이날 의회 발언 도중, 이 법안 표결을 기습 제안했고 여당 출신인 의장이 곧바로 이를 받아들여 의원들에게 표결을 요청했다.

야당의원들이 표결 진행을 막으려 의장단상으로 뛰어들면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청원경찰들에 의해 의사당 밖으로 끌어내 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법안 표결을 강행해 결국 통과시켰다.

지난달 심의도중에도 여야의원 간 난투극을 초래한 바 있는 이 법안은 특정지역에서 소수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전체 주민의 10%를 넘으면 이 지역 소재 국가기관들이 국가 공식언어인 우크라이나어 외에 해당 소수 언어를 지역 공식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는 전형적인 이중언어 국가로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약 2천400만명의 주민은 우크라이나어를 주로 사용하고, 러시아에 인접한 동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약 2천700만명의 주민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헌법상 국가 공식언어는 우크라이나어뿐이다.

여당 의원들은 이 법안이 채택되더라도 우크라이나어의 국가 공식언어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러시아어 사용인구가 많은 동남부 지역에서는 `10% 기준'을 쉽게 넘어설 것이라며 사실상 러시아어를 제2의 국가 공식언어로 허용하는 셈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의 영향권에 계속 묶어두려는 법안이라는 비난이다.

이런 견해차에는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친(親)서방 성향의 야당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동부 지방을 지지기반으로 한 친러시아 성향의 여당 간 대립 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러시아 의회는 즉각 법안 통과에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의회 상임위원회인 중앙아시아(CIS) 문제ㆍ재외동포위원회 레오니드 슬루츠키 위원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수백만 동포들이 사용하는 러시아어의 공식 지위가 최대한 높아지는데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러시아의 공식어 지정이 "양국 관계에 추가적인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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