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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517년 종교개혁 이후 기독교는 분화에 분화를 거듭해왔다. 우리나라

장로교의 경우 예수교장로교 통합과 합동 그리고 기독교장로교로 분파됐다. 예장의

분파는 무려 200여개에 이른다.

이런 분파 속에서 목회자나 신학자들은 소속 교단이나 교파에 매우 민감하다.

교단별로 서로 인정하지 않아 이단시비 속에서 갈등과 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개신교인의 경우 교단이나 교파에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교단, 어떤 교파에 속해 있는지 아는 사람도 드물다.

기독교 7개교단 신학자들 모여 세미나

“차이 드러내 일치 모색‥”상대

칭찬 아끼지 않아 눈길


이런 상황에서 주요 7개 기독교 종단의 대학교나 연구원의 신학자들이 지난 14일

자리를 함께했다. 교리와 제도의 차이를 드러냄으로써 일치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오순절교회 소속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산하 국제신학연구원(원장

김삼환 박사)이 주최했으며, 장로교의 황정욱(한신대), 감리교의 김진두(감신대),

성결교의 전성용(서울신학대), 침례교의 남병두(침례신학대), 루터교의

김선회(루터대학교), 가톨릭의 하태수(서강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성공회만

참석하지 못했다. 세미나 주제는 교회의 일치와 성숙을 위한 교회론이었다.

발제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기독교의 분화는 조직과 성서 어느쪽에 강조점을

두느냐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가톨릭은 교황과 사제 등 사도의 권위 즉 조직을

중시한다. 하나의 신앙과 교회의 일치를 위해 계시내용을 유권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하는 권한(교도권)을 가지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게 가톨릭의 입장이다. 이런

전통 속에서 중세 때 교황은 무오류의 존재였다. 그러나 이는 종교개혁 운동의

빌미가 됐다.

가톨릭에서 가장 먼저 분리된 교단이 루터교다. 루터교는 성경 이외에 다른 어떤

권위도 두지 않는다. “오직 성경으로,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라는 3원리는

루터교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때문에 평신도들은 성단에 올라와 설교도 하고

성찬을 목사와 함께 베풀기도 한다. 장로교는 루터교와 마찬가지로 목사와 장로 등

직분자가 있지만 회중을 교회의 중심으로 삼는다. 이는 만인제사장설로 발전한다.

구원은 오로지 하나님의 주권으로 이미 창세 이전에 예정돼 있다는 예정론을

신봉한다.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는 로마교황청의 간섭에서 자유로워지려는 세속 권력의

의지에 의해 분리됐다. 때문에 교리와 제도는 가톨릭과 거의 비슷하다. 신부의

결혼이 허용된다는 차이 정도만 있다. 감리교는 성공회에서 분리됐지만 교리나

제도에선 별 차이가 없다. 중앙집권적 감독제나 성직자 파송제 등은 성공회와

닮았다. 다만 실천적 측면에서 감리교는 개인과 사회의 성화를 함께 강조한다.

감리교는 성경과 교회의 전통, 이성 그리고 경험을 강조해, 신구교 교리를 잘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감리교는 성경보다는 이성, 개인보다는 사회에 비중을 두는

경향을 띠게 된다. 이런 ‘세속화’에 반발해 나온 것이 성결교다. 성결교는

개인의 성화와 구원을 강조한다. 개신교 가운데 조직보다는 개인의 자발적 믿음을

가장 강조하는 교단이 침례교다. 오순절교회는 20세기 초 성령운동 차원에서

탄생했다. 하나님의 시대, 예수와 제자들의 시대를 거쳐, 지금은 성령의 시대라고

강조한다.

세미나에서 신학자들은 차이의 드러냄만이 아니라 상대의 장점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가톨릭의 정당한 권위체계는 어떤 교회에나 반드시

필요’하고 ‘장로교는 말씀에 대한 이해가 탁월’하며, ‘감리교는 가장 모범적인

신학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도덕적 타락 속에서 개인의 거룩함을 추구하는

성결교의 자세는 시대적 미덕’이고, ‘침례교는 평신도 신앙의 자발성을 키우는

데 기여’했고, ‘오직 믿음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루터교의 겸손은 모두가

본받아야 할 자세’라는 것이 그것이다.

국제신학연구원 김삼환 원장은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공존의 바탕이

마련되고,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일치의 기반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세미나는 몸풀기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곽병찬 기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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