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황제'와 대통령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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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슬리-닉슨 사진, 美문서보관서 인기 1위

(요바린다<美캘리포니아州> AP=연합뉴스) 1970년 12월21일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oval office)'. 이날 이 곳에서는 1970년대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 두 거물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두 거물은 다름아닌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프레슬리와 닉슨 전 대통령의 만남은 프레슬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프레슬리는 자신의 리무진을 타고 백악관을 찾았으며 자신의 경호원을 통해 닉슨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하는 편지를 백악관측에 전달했다. 록스타로서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을 돕고 싶다는 게 만남을 요청한 이유였다.

프레슬리는 이 편지에서 마약 남용의 폐해와 공산주의 세뇌 기술을 심도있게 연구했다면서 마약국 연방 요원 배지를 요구했다. 그는 "연방요원증을 받을 때까지 백악관 앞에 있을 것"이라고 고집을 부렸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당시 닉슨 전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버드 그로그에서 이를 보고했고 프레슬리의 팬이었던 그로그는 프레슬리와 만난 뒤 그가 진심이라고 판단,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프레슬리는 2시간30분 뒤 검은색 벨벳 오버코트, 금도금 벨트, 검은색 가죽 부츠 등 특유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갔다.

그로그는 프레슬리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갈 때 긴장으로 굳어졌다면서 프레슬리가 자신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대통령 책상 앞까지 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프레슬리와 닉슨은 30여분간 환담을 나눴으며 프레슬리는 자신의 딸 사진과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으로부터 받은 셔츠 소매단추 등을 닉슨에게 보여줬다. 또 미 전역의 경찰 배지 등을 보여주며 마약국 배지를 갖고 싶다고 말했고 닉슨을 이를 흔쾌히 들어줬다.

이 내용은 프레슬리의 요청에 따라 1년 이상 '극비'에 부쳐지다 1972년 1월27일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기사화됐다.

프레슬리가 살아있다면 72번째 생일이 되는 지금 닉슨의 출생지인 미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의 '닉슨 기념도서관'은 프레슬리와 닉슨 전 대통령이 당시 입었던 옷과 구두 등을 한데 모아 무료 전시회를 열고 있다.

프레슬리가 닉슨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던 45구경 콜트 권총과 편지도 볼 수 있다.

이날 프레슬리와 닉슨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담은 사진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문서보관소에서 가장 많이 찾는 자료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이 사진은 대통령과 (로큰롤) 황제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다"고 말했다.

yunzh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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