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 4선 성공

입력
수정2010.12.21. 오전 11:32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 4선 성공

선관위 "내년 2월 19일 전 취임식 열릴 것"

러시아 감시단 "대선 결과 유효" 밝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19일 치러진 벨라루스 대선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현 대통령이 8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고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밝혔다.

그러나 선거 결과 공식 발표에 앞서 19일 밤 야당 지지자 수천 명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야당 대선 후보들이 체포되고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중앙선관위 위원장 리디야 예르모쉬나는 20일 민스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루카센코 현 대통령이 79.67%의 득표율로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예르모쉬나 위원장은 뒤이어 "법률상 대통령 취임은 당선 뒤 두 달 안에 이뤄져야한다"며 "2월 19일 이전에 취임식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에는 루카센코 현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10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나 야당 후보 가운데 최대 득표를 한 안드레이 산니코프는 2.56%, 또 다른 야당후보 블라디미르 네클랴예프는 1.77%를 얻는데 그쳤다.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통치해온 루카센코 대통령은 2001년, 2006년에 이어 네 번째로 대선에 승리해 장기집권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대선도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부정 선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날 투표 직후 야당 지지자 수천 명은 수도 민스크의 중앙광장에 집결해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야당 지지자들과 선거감시원들은 투표용지 관리와 선거구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투표가 예정보다 일찍 시작됐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루카센코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이들은 뒤이어 정부 청사 쪽으로 행진한 뒤 여러 차례 청사 건물을 공격해 창문을 깨뜨리고 문을 부수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다. 시위 과정에서 야당 대선 후보 5명이 체포되고 500여 명의 시위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한편 옛 소련 국가들의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문제를 다루는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CIS 문제 위원회 제1부위원장 콘스탄틴 자툴린은 벨라루스 대선이 심각한 선거법 위반 없이 치러졌다고 20일 밝혔다.

국제감시단 자격으로 벨라루스 대선을 지켜본 자툴린 위원장은 "선거 뒤 불거진 에피소드(부정선거 항의 시위)는 정치적 선호에 따라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겠지만, 투표 자체는 안정되게 치러졌다"며 "다수의 유권자들이 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 과정에서 일부 위반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선거 자체의 무효를 주장할 만한 수준의 치명적 위반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