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이슬람계, 반미시위 '과격-온건' 대립

입력
수정2012.09.20. 오전 11:49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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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미대사관 앞서 시위하는 인도네시아 무슬림(AP=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이주영 특파원 = 인도네시아 이슬람계 내에서 반(反) 이슬람 영화로 촉발된 반미시위를 놓고 과격파와 온건파가 대립하고 있다.

20일 인도네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이슬람 최고 기구인 울레마평의회(MUI)가 반 이슬람 영화에 대한 폭력적인 대응을 자제하라고 호소한 반면 테러혐의로 복역 중인 과격 이슬람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는 미국대사관 공격을 촉구했다.

MUI는 지난 17일 자카르타 미국 대사관 앞에서 성조기를 찢고 계란을 투척하는 과격시위가 벌어진 것을 지적하면서 이슬람교도는 반 이슬람 영화에 자극돼 격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무히이딘 주나이디 MUI 국제관계·협력 책임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슬람교도는 그 영화에 감정적으로 반응해선 안된다"며 "그 영화가 이슬람을 모욕하고 공격한다고 해도 자극을 받아서는 안되며 공공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난사리 에칩 MUI 대변인도 "폭력과 무질서는 이슬람의 가르침이 아니다"라며 폭력 행위 가담은 이슬람교와 이슬람 신자의 이미지를 더럽힐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과격 이슬람 지도자인 아부 바카르 바시르는 전날 옥중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내 미국 시설물을 공격할 것을 촉구했다.

바시르는 알 카에다와 연계한 동남아 테러 조직으로 2002년 발리 연쇄 폭탄테러를 저지른 '제마 이슬라미야(JI)'의 공동 설립자로 지난해 테러 지원 혐의가 인정돼 15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이슬람 인터넷 사이트 '보이스 오브 알-이슬람'과 인터뷰에서 "리비아에서 일어난 일을 (인도네시아에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신과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한 것에 대한 처벌은 죽음이 마땅하다"며 미국대사관 공격을 촉구했다.

이 밖에 대표적인 이슬람 과격단체로 꼽히는 이슬람 방어 전선(FPI)과 이슬람 국민 포럼(FUI) 등이 목소리를 높이며 반미 과격 시위를 이끌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부가 구글에 요청해 반 이슬람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했으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반미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1일 전국 이슬람 사원에서 열리는 대규모 금요예배 후 신자들이 온건파와 과격파의 주장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향후 반미 시위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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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부터 연합뉴스 기자를 하고 있다. 과학보도와 국제뉴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나쁜 기사 쓰는 유능한 기자보다 곰바우 기자 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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