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러시아 ‘밀월’… 40여년 만에 고위 군사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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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간 얼어붙었던 이집트-러시아 관계가 급속히 해빙 분위기를 타고 있다. 양국은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고 대규모 무기 거래까지 약속하며 우의를 다졌다.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에 불만이 쌓인 이집트와 중동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집트와 러시아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양국이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자국을 방문한 러시아 외교사절단과 고위급 군사회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 지원에 관한 양국 고위급 회담은 1970년대 이후 처음이다.

나빌 파흐미 이집트 외무장관은 국영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며 “러시아는 어떤 동맹국과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1950∼60년대 구소련은 이집트와 아랍국가에 주요 동맹이었다. 당시 이집트 대통령 가말 압델 나세르는 아랍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구소련과 견고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국 관계는 나세르 사망 후 집권한 안와르 사다트가 친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멀어졌다.

러시아 외교사절단의 카이로 방문은 이집트 군부의 반정부 시위대 무력진압을 계기로 미국이 2억6000만 달러 상당의 군사 지원을 유보키로 한 뒤 이뤄졌다. 이집트와 미국 관계에 균열이 생긴 틈을 비집고 들어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구소련 붕괴 후 상실한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되찾기 위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카이로를 방문 중인 세르케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오늘 우리는 군사기술 협력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이를 구체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말했다. 이집션가제트는 양국이 2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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