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시리아정부 “화학무기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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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2.07.25.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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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에 해독제-방독면 배포설… 오바마 “책임 물을 것” 경고

정부군 “수도 중심부 재탈환”… 반군 “제2도시 일부 장악”

[동아일보]

시리아 정부가 외부 공격이 있을 때 화학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시리아 사태가 화학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미 화학무기를 국경지역으로 옮겼으며 실제 사용에 대비해 방독면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군은 23일 교전 끝에 수도인 다마스쿠스의 중심부를 재탈환했다고 밝혔고, 반군은 북부 알레포 주 전투에서 이겨 제2도시인 알레포 일부를 손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는 중동 최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화학무기를 많이 보유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지하드 마크디시 시리아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화학무기가 시리아군의 통제하에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외부 공격에 한해서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반군은 정부군이 이미 화학무기를 비밀리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잇달아 내놓았다. 시리아 최대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은 24일 “정부군이 이미 화학무기 일부를 국경에 있는 공군기지들로 옮겼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이날 정부군이 알레포의 알마스라미야 교도소 수감자들을 학살하면서 독가스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정부군에 방독면과 화학무기 해독제 배포 지시를 내렸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할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력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리아는 유엔 화학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보유 현황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시리아는 피부·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겨자가스와 수포작용제 수백 t,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는 신경성 맹독가스 사린가스와 VX가스 상당량을 비축하고 있다. 이 화학무기들은 대부분 단 몇분 만에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다. 특히 공중투하 폭탄, 포탄 같은 소형무기는 물론이고 스커드 미사일에도 화학무기를 장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비극적 실수를 저지른다면 국제사회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외교장관들도 시리아로 수출되는 무기가 실린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나 비행기의 검색을 강화하고 친정부 인사와 기업 자산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국제사회는 내전이 격화돼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경우 화학무기가 레바논 내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나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로 넘어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막기 위한 군사행동도 공식 논의하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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