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스쿠스 시가전, 시리아 ‘최후의 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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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의 심장부인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17일 사흘째 무장 헬기와 탱크를 동원한 정부군과 반정부군 간 시가전이 이어지면서 시리아 사태가 중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다마스쿠스에서 하루 이상 교전이 지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반정부군이 조직·무장화돼 정부군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이제까지 반군은 가난한 소도시나 다마스쿠스 외곽 마을에 거점을 두고 정부군과 맞서 왔다. 특히 17일 또 한 명의 시리아 장군이 터키로 망명하는 등 알아사드 정권 내부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다마스쿠스 전선 격화 =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은 다마스쿠스 중심에서 무장 헬기를 동원해 반정부군에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현재 의회 건물에서 400m 떨어진 중심가, 시리아 중앙은행이 위치한 중심 광장 등 다마스쿠스의 중심부에서 교전이 벌어지면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곳곳에서 총격과 폭발음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의 충돌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돼 다마스쿠스 중심 지역인 알미단과 카파르 수사, 타다몬, 알자히라 등은 물론 남부인 나브르 아이샤, 미단, 쿠담 및 북동부 인근 지역인 쿠본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17일 또다시 헬기와 대포를 추가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는 텅 비었고, 상점은 문을 닫았으며 다마스쿠스 인근 주민중 3분의 2가량은 이미 다른 지역으로 탈출했다.

◆정부군 vs 반정부군의 화력 = 알아라비아 방송 등에 따르면 17일 FSA는 다마스쿠스에서 정부군 무장 헬기 한 대를 격추했다. 또 이날 박격포로 정부군의 군차량과 탱크 3대를 격파하는 등 정부군에 밀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3월 민주화 시위 이후 이탈한 정부군 등으로 FSA가 구성됐을 당시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FSA는 당시 지휘부도 무기가 없는 오합지졸로 평가받았지만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이 무기를 지원하고 미국이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들의 대응 능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군의 군사력 역시 상당한 수준이며 여전히 알아사드를 중심으로 한 내부 결속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공중방어망과 서방을 떨게하는 사린, 신경독 등 생화학 무기다. 특히 시리아는 2007년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핵시설을 폭격한 뒤, 공중방어망 보완에 나섰고 러시아로부터 SA 22 등 공중방어 시스템 등을 들여와 탄탄하게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시리아는 러시아와 옛 소련에서 수입한 이동병력호송 장갑차, 광범위한 박격포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공중공격에 러시아의 MI 24 무장 헬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 이탈 가속화 = 17일 터키 외교관계자는 16일 시리아군 장군 한 명이 병사들과 함께 국경을 넘어 망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리아 사태 이후 망명한 장군은 최소 18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이날 시리아인 1천280여 명이 국경을 넘어 터키로 들어왔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이날 폭력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시리아에 거주하는 자국 국민에게 빨리 귀국하라고 촉구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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