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反정부시위 격화… 주요도시 3곳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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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25일부터 사흘째 유혈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일부에서는 폭동까지 벌어지자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27일 도시 3곳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집트 혁명 발발 2주년을 맞아 사회적 정치적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축구장 참사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가 26, 27일 이틀간 군경과 유혈 충돌하자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자정을 기해 포트사이드, 수에즈, 이스마일리야 등 3개 도시에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이틀간 충돌로 현재까지 38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부상했다. 앞서 지난해 2월 포트사이드 축구장에서 홈팀 알마스리와 카이로 연고 원정팀 알아흐리 간의 경기 후 양팀 팬들 간 싸움이 벌어져 74명이 사망했다. 26일 열린 재판에서 대부분 알마스리의 팬들인 피고인 73명 중 21명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지자 포트사이드 축구팬들이 반발해 시위를 벌여 첫날 31명이 사망했다. 이튿날 시위 사망자 장례식에서 다시 충돌이 벌어져 추가로 7명이 사망했다. 이어 시위대는 경찰서 3곳에 난입을 시도했고, 군소속 사교클럽에 대한 방화와 약탈로 이어졌다. 특히 이들 축구 팬들은 2년 전 반 호스니 무바라크 시위 당시 선두에 섰던 정치적 성향의 그룹으로 이번 시위도 처음에는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반 무르시 대통령 시위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아랍의 봄 시민혁명 2주년을 맞은 25일부터 현재까지 수도 카이로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11명이 사망했다. 시위대는 무르시 대통령과 집권당인 무슬림형제단이 일명 ‘파라오 헌법’ 제정, 언론 탄압 등을 통해 독재로 회귀하고 있다면서 2년 전 혁명 구호였던 ‘빵, 자유, 사회정의’를 외치고 있다.

군대가 배치되는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인권기구인 휴먼라이트워치의 헤바 모라예프 중동 연구원은 “군경에 막대한 권한을 실어주는 비상사태는 사람들의 반발심을 키워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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