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총선 예상깨고 자유주의파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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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리비아 제헌의회 선거에서 세속주의가 승리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지난해 ‘아랍의 봄’ 이후 치러진 역사적인 튀니지·이집트 선거에서는 이슬람 세력이 잇따라 득세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리비아 민주화 시위를 이끈 마흐무드 지브릴 전 국가과도위원회(NTC) 총리의 자유주의 정당인 국민연합이 선거를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합의 파이살 크렉시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무아마르 카다피의 마지막 항전지였던 미스라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국민연합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합은 수도 트리폴리와 혁명 근거지인 벵가지에서 80%, 70%를 득표해 특히 약진했다. 동부 알베이다에서도 80%를 기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공식 개표 결과는 9, 10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브릴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리비아 국민만이 진정한 승리자”라며 150여개 정치세력을 대상으로 대연정을 제안했다.

투표 직전까지만 해도 무슬림형제단의 정의건설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를 뒤엎고 세속정당인 국민연합이 승리한 것은 과거 카다피 정권에 협력했던 세력에 대한 리비아 국민의 절대적인 반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집트와 달리 리비아의 무슬림형제단은 친정권 정파라는 인식이 강하다.

무슬림형제단은 2003년 이슬람 정치 죄수 150여명 석방을 대가로 카다피 둘째아들인 사아프 알이스람의 권력승계 작업을 도왔다. 카다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2005년 런던에서 열린 첫 회의도 불참했다.

선거 후에도 정국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출범하는 의회에서 국민연합과 무슬림형제단은 여성 권리, 이슬람 율법, 서방과의 관계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파티 빈 에사 정치분석가는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모든 정치세력이 권력을 차지하려 들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실질적인 권력을 갖기 전 리허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NTC는 트피폴리 중심부의 옛 카다피 관저에 국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재·폭압이 연상되는 곳에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들어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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