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헌재 “정부, 의회 해산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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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무르시의 재소집 선언에 반대 파장

“헌재 판결·결정이 최종” 반박

군부가 사실상 헌재 뒷받침해

군최고위-정부 정면충돌 양상


이집트 정국이 정면충돌로 가고 있다.

이집트 최고헌법재판소는 9일 이 기관의 의회 해산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며, 재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헌재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의회 재소집 선언에 대해 이같이 발표했다고 국영 텔레비전이 보도했다.

헌재는 무르시 대통령의 하원 재소집 선언과 관련해 회동한 뒤 성명을 내어 “헌재의 모든 판결과 결정은 최종적이며, 재심의 대상이 아니다”며 “이는 모든 국가기관이 따라야 한다”고 확인했다. 헌재의 이런 입장 발표로 무르시 대통령과 군부는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군부는 사실상 헌재의 판결을 유도하고 뒷받침하고 있다.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끌어온 군최고위원회(SCAF)는 대통령의 의회 재소집 명령 이후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지만, 아직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 8일 헌재가 해산한 하원을 재소집한다고 선언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해산된 의회를 다시 소집해 입법권을 부여하고, 이들에게 신헌법 초안 작성 책임을 맡기며, 신헌법이 국민투표를 통과한 뒤 60일 안에 새로운 총선을 치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헌재는 지난달 중순 무슬림형제단이 과반을 차지한 의회가 위헌적인 선거법에 의한 선거를 통해 구성됐다며 해산을 결정했다. 이에 군최고위는 새 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군부가 입법권·예산권 등을 갖고, 헌법 초안을 작성할 100명의 위원도 지명하겠다고 선언해 사실상 입법권을 장악했다. 무르시 대통령의 의회 재소집 선언은 군부의 권력 독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발표가 무르시 대통령과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만남이 있은 뒤 몇시간 만에 나왔다는 점을 들어 어떤 식으로든 ‘미국 변수’가 작용했을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를 해산한 군부를 비난하고 무르시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실제 번스 부장관은 이날 무르시에게 오는 9월 미국을 방문하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장과 공동이해와 상호존중 원칙에 따라 새 동반자관계를 맺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의회 소수파인 세속주의자들과 기독교 정치세력은 “의회가 재소집돼도 등원하지 않겠다”며 무르시의 선언을 거부하기도 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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