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친EU·반정부 시위 거세져

입력
수정2013.12.01. 오후 10:46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한겨레] 무력진압 뒤 탄핵 요구로 번져

티모셴코 옥중서 시위대 격려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경찰이 무력진압이 나섰으나 되레 파국적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 반정부 시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압력에 밀려 유럽연합(EU)과 경제 협력 협정을 포기한 데 반발해 일어났다. 게다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2004년 부정선거에 반발한 시민혁명인 ‘오렌지 혁명’에 굴복해 권력을 내놓은 당사자여서 사태 수습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30일 밤 방송 성명을 통해 “나는 간밤에 독립광장에서 일어난 사건에 깊이 분노하고, 정면 대치와 시민들을 고통으로 이끈 조처들을 비난한다”며, 폭력 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1일 <비비시>(BBC)가 전했다. 이는 경찰이 30일 새벽에 키예프 중심가인 독립광장에 모인 1만여명의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진압해 적어도 31명이 체포되고 수많은 이들이 피를 흘리며 다치는 사태가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야누코비치는 경찰에 명시적인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 야권은 경찰의 무력진압에 반발해 대통령 탄핵과 내각 총사퇴, 조기선거, 총파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인 ‘우크라이나민주개혁연합’(UDAR)의 비탈리 클리치코 당수는 이날 “모두 밖으로 나와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를 밝혀야 한다”며 “경찰 통제 하에 당신의 아이들이 얻어맞는 전체주의 국가인가 아니면 유럽 국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옥에 갇힌 야누코비치의 정적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는 딸 예브게니아를 내세워 성미카엘 황금돔 수도원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반정부 운동을 이어가라고 시위대에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럽연합과 자유무역지대를 만드는 등 장기적으로 유럽연합의 일원이 되려는 협정의 추진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뒤 10만여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키예프 거리로 뛰쳐나오는 등 시위가 열흘 넘게 계속되고 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애초 친러시아 성향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가 발전 전략으로 유럽연합과 경제적 밀착을 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독립국가연합(CIS)의 관세동맹에 들어와 자국의 정치경제적 영향권에 머물기를 바라는 러시아가 경제적 압박을 가하자 이런 정책 추진을 중단했다.

정세라 기자 공식 SNS [통하니] [트위터] [미투데이] | 구독신청 [한겨레신문] [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