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성년자 사형 없어진다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18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 19개 주(州)에서 시행중인 미성년자 사형제도가 폐지된다. 이번 판결은 미 연방대법원의 1989년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미 대법원은 1일 1993년 납치한 여성의 몸을 묶어 물속에 던져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크리스토퍼 시몬스(당시 17세) 사건과 관련, “의학 및 사회과학적으로 미숙한 미성년자들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5대 4 의견으로 위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성년자들의 성격적 결함은 개선될 여지가 (어른보다) 더 높다는 점에서 이들의 범행을 어른과 똑같이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미국이 미성년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세계 유일의 국가라는 엄혹한 현실 속에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 등 4명은 소수의견에서 “어떤 17세 미성년자는 평균적인 젊은 성인들보다 더 성숙하다는 것을 일반적 경험으로 알 수 있다”며 사형제도는 주(州)별로 판단하는 것이 더 나은 접근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로 2002년 17세의 나이로 워싱턴 일대에서 10건의 ‘스나이퍼(저격) 살인’을 자행해 이 지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리 보이드 말보에 대한 추가기소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앰내스티 인터내셔널의 2004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등과 더불어 18세 미만 사형을 인정하는 몇 안 되는 나라다. 이중 중국, 파키스탄, 예멘 등은 2004년 이전에 18세 미만에 대한 사형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미국은 소말리아와 더불어 미성년 사형을 합법화한 나라로 남아 있다. 미성년자 사형집행 건수는 2003년에 중국과 미국에서 각 1건씩, 2004년에 이란에서 2건이 있었던 것으로 공식집계돼 있다.

〈손제민기자 jeje17@kyunghyang.com〉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