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백범 교육부 차관, 11일 정부세종청사서 긴급 브리핑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학생 안전 고려한 추가연기”
고3 개학 13일 → 20일…각급 학년별 일정도 일주일씩 순연 결정
‘추가연기 불가피’ vs ‘학사일정 재연기 혼란 커져’…고심 컸던 듯
‘대입 일정’ ‘고졸취업’ 차질 불가피…후속 대책 이어질 듯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고3 학생들의 등교개학일을 20일로, 당초 계획에서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고3 학생들의 등교개학일을 20일로, 당초 계획에서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13일로 예정됐던 고등학교 3학년에 대한 등교개학이 결국 무산됐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다시 확산되면서, 교육부가 고3 학생의 등교개학을 일주일 추가 연기해, 20일에 등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고3 학생에 대한 학사일정이 재조정되면서, 수시모집 등 대학 입시와 관련된 일정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3 등교개학 20일로…당초 13일에서 일주일 연기 =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3 학생의 등교개학일을 기존 13일에서 20일로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각급 학년별로 예정됐던 등교개학일 역시 모두 일주일씩 각각 순차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로 집단감염 위험성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3 등교개학 연기’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박백범 차관은 이날 “이번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다”며 “교육부는 이태원 방문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확산 추이와 역학조사 결과 등을 예의주시하며 방역당국, 시‧도 교육청, 교원단체와 연기 여부 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어 “해당 클럽 방문자(5517명) 가운데 44%인 2456명의 검사만 진행돼 잠재 감염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며 “확진자 분포도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등 광범위한 상황에서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등교일정을 일주일씩 순연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바뀐 일정에 따르면 고3 학생들의 등교개학일은 20일로 연기됐다. 이어 27일에는 고2, 중3, 초1‧2, 유치원 학생이, 6월 3일에는 고1, 중2, 초3‧4 학년이, 6월 8일에는 중1, 초5‧6 학년이 등교하게 된다.

오는 14일 예정됐던 경기도교육청 주관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박 차관은 “고3 학생들이 등교를 하게 될 20일 이후로 연장될 것”이라며 “주관 교육청인 경기도교육청 등 교육국장 협의를 거쳐 일정이 정해질 것이다. 정확한 날짜가 결정 되는대로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3 등 유치원, 초‧중‧고의 등교 일정과 방법은 1주일 연기를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향후 역학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변동이 있을 경우 신속히 대응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어느 정도인가 = 11일 정오(낮 12시)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수는 모두 86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1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도에 21명,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과 제주가 각각 1명씩이다.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이태원 소재 클럽 등 유흥업소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이동 동선이 겹치는 학교 구성원은 증상유무와 관계없이 가까운 선별 진료소를 방문해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또 방문이나 접촉 사실을 숨기고 진단 검사를 받지 않는 등 방역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과 협의해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방역 당국은 덧붙였다.

앞서 국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지난달 말부터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하루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 들었고, 정부는 이달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방침을 전환했다. 교육부도 지난 4일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대한 등교개학 일정을 고3 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예정대로였다면 고3 학생들의 13일 등교개학을 시작으로, 20일에는 고2, 중3, 초1‧2, 유치원 학생이, 27일에는 고1, 중2, 초3‧4 학년이, 다음달 1일에는 중1, 초5‧6 학년이 등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교육부 발표가 있었던 날로부터 3일이 지난 시점인 지난 7일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번지면서, 등교개학 일정을 재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수십 명의 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교실 특성 상, 학생들의 학교 감염 위험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교육부, ‘고3 등교연기’ 막판까지 고민 깊었을 것 = ‘고3 등교개학’에 대한 일정이 20일로 추가 연기 결정됐지만, 마지막까지 교육부는 이에 대한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추가연기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주장이 교육계 내에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어느 한 쪽도 무시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교육부 내부 관계자는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을 때는 ‘등교 연기’를 해야하는 게 마땅하다”면서도 “이에 따른 상황을 예상했을 때, 결정이 쉽지는 않다. 고3 일정이 연기될 경우, 직업계고 등 고졸취업과 관련된 산업체, 수시모집 등 입시와 연결된 대학 입장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3 등교개학이 추가로 더 연기되면서, 대학 수시모집 등 입시 평가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에서 재수생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고3 수험생과 이들 학부모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 내부 관계자는 “학교 내 집단감염을 막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고3 등교개학을 연기했지만, 이에 따라 발생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며 “‘대학 입시’와 ‘고졸 취업’은 고등학교 학사 일정 측면에서 하나의 큰 사이클이다. 사이클에 변곡점이 발생한 만큼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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