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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토론'이 다룬 '재범 사태' 쟁점 네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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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SBS 토론 프로그램 '시사토론'이 재범의 2PM 탈퇴와 미국행을 두고 '인터넷 여론 재판 문제 없나'라는 주제로 12일 토론을 진행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과 연세대 황상민 교수, 대중문화평론가 탁현민, 변희재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동대표가 출연해 재범 사건에 내재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꼽았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했지만, 각 쟁점마다 미묘한 의견차를 보였다.

#1. 마이스페이스는 사적인 공간인가

우선 재범이 글을 올린 미국 친교사이트 마이스페이스가 과연 사적인 공간인가 하는 점에서 토론이 시작됐다. 마이스페이스는 국내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공간으로 친한 사람들끼리 글을 주고 받는 사이트다.
전 의원, 황 교수, 탁현민 씨는 이번 일에 대해 마이스페이스가 사적인 공간임에도 지나치게 공론화됐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황교수는 "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글을 왈가왈부하는 건, 내가 사적으로 친구한테 한 이야기를 온 국민이 듣고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추궁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탁현민씨는 "마이스페이스 게시물은 '꺼리'도 안되는 이야기"라면서 "그것을 특정 매체가 가져다 기사화하면서 - 제대로 번역했느냐, 그것도 아니고 - 병역 기피 문제 낸 유승준과 같은 선상에 놓고 얘기해버렸다. 물론 비난, 비판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일부에선 이 친구에게 자살 청원을 하고 팀 탈퇴 요구를 했다. 이건 미친 짓이다"고 말했다.

전 의원도 "온라인에도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존재하는데, 재범의 케이스는 한 소년이 외로움을 토로했던 사적 공간이었다. 그걸 끝까지 추적하는 건 굉장히 잔혹한 일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그가 4년 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으므로 연예인으로 봐야 한다. 연예인이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는 건 공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2. JYP엔터테인먼트가 '너무' 냉정했나

변 대표는 재범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소속사 JYP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사건 터진 다음부터 박재범과 기획사가 어떤 노력을 했느냐가 중요한데, 노력을 거의 안했다. 미국 가기 전 4일동안 팬들이 성난 부분을 달래려 노력했느냐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도 일정 부분 동의했다. 그는 "JYP의 관계자들이 노련한 정치력으로 재범을 탈퇴시키는 걸 용인했다는 의견이 타당성 있다고 본다"면서 "이런 사건이 터지니까 얼른 수습하고 (그룹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을 텐데, (재범을) 더 옹호했어야 했다. 비정한 사건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음 엔터테인먼트 출신의 탁현민씨는 연예인이 과연 '보호'해야 할 대상인지 의문을 품었다. 탁씨는 "아이돌 스타는 보호해줘야 한다고 보는 시선도 있는데, 그는 한명의 대중 예술인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3. 연예인은 공인인가

최근 김민선 소송 사건 등 연예인의 사적 발언이 공론화되며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패널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다.

탁씨는 예술인은 공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예인은 공적인 공간에서 일하는 사적 개인일 뿐"이라면서 "대중 예술인에게는 체제, 관습, 정보, 국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이 허락돼야 한다. 그들이 체제 순응적이기를 바라는 것은 체제를 유지하려는 속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 의원은 연예인이 거의 공인에 가깝다고 봤다. 그는 "정치인 100명이 독도 얘길 하는 것 보다 김장훈씨가 한번 얘기하는 게 더 영향력 있지 않느냐"면서 "연예인들이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지만, 영향력이 점점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공인의 위치로 가는 게 사회적 흐름이다"고 주장했다.

#4. 온라인 반응은 여론인가

이번 재범 사태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온라인 상의 일부 극단적인 반응이 여론으로 둔갑해 사태를 필요 이상으로 부풀렸다는 데에 있다. 이날 출연한 패널들도 인터넷 상의 여론 형성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풀이했다.

전 의원은 이번 일에 대해 "네티즌 문화의 특성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람들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 상황 파악도 하기 전에 사건이 전개되고 끝난다"면서 "만약 처음부터 박재범의 상황을 잘 알았다면 그렇게 무시무시한 댓글이 달리지 않았을 것이다. 단숨에 읽고 배설해버리는 현상이 빚어낸 사태"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여론의 특성은 굉장히 다변적"이라면서 "여론 판단을 인터넷으로 하면, 실제 여론은 그렇지 않은데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여론은 포털 사이트를 참고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부 연예 매체의 특성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수 십여개의 연예매체가 있는데, 기획사가 돌린 보도자료를 갖고 기사가 하루에 몇백건씩 올라간다. 시간 갖고 심층 분석하는 게 안되고 다 베껴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탁씨가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이번 재범 일은 유명한 보수 매체가 먼저 썼고, 이 기사를 일부 '기사를 받아쓰는' 매체가 확대 재생산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풀이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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