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악용한 반독점적·독선적 행태에 반발 …”대선 편파 일관”

우리나라 국민들의 5분의 4가 이용한다는 NHN의 포털사이트 '네이버'. 전체 국민 중 25%가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방문한다는 '네이버'. 국내 부동의 1위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수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 네이버', '탈 네이버' 현상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네티즌이라 할수 있는 블로거들의 활동무대인 메타블로그 '올블로그(http://www.allblog.net)'의 16일자 메인화면에는 네이버 비판 글이 쏟아졌다.


메타블로그 올볼로그의 '네이버 관련 TOP5' 게시 글





블로거들의 네이버 비판 관련 글



◆ 네티즌의 입 막는다=네티즌들의 '반 네이버' 감정 확산 현상은 표면적으로는 네이버가 대선을 100여일 앞둔 시점에 "모든 정치 뉴스의 댓글을 정치 토론장에서 통합 운영하겠다"고 밝힌 시점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대선후보를 향한 불명확한 지지와 비난을 방지하고 건전한 선거 토론을 주도하려는 방침"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대선 여론을 틀어막고, 네티즌들의 영향력을 틀어 막으려는 시도"라며 '반 네이버', '탈 네이버'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티즌 사이에서 '반네이버'성향의 글이 자주 등장하자 그동안 주류 언론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네이버 떠나 이사갑니다" [중앙일보]<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954221>
독주하는 네이버, 네티즌의 목소리를 들어라 [조선일보] >
'네이버 공화국'을 견제하라 [주간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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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생태계 무시한 자사 이기주의=그러나 네티즌들의 '반 네이버' 현상을 단순히 정치적 계기에 따른 네이버의 정책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단순 논리이다.

블로거인 까모는 자신의 블로그 '룰루랄라(
http://cut2kam5.egloos.com/1674199)'에서 "네이버, 적극적인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는 글을 통해 "이런 '반네이버 정서'의 주된 원인은 네이버가 가지는 특유의 폐쇄성 때문입니다. 70%를 웃도는 검색시장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웹생태계와 소통하지 않으며, 자사의 트래픽을 끊임없이 늘려가는 정책으로 인해 많은 이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포털의 가치, 즉 '개방과 소통, 평등'이라는 웹의 가치를 무시한 네이버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발인 셈이다. 특히나 '참여와 개방, 공유'로 대변되는 웹2.0을 네이버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게 네티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세상과 소통하고 네티즌이면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자기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네티즌들의 의견이나 여론이 가감없이 오픈되어 소통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업계 1위'라는 지위를 악용해 자신들 마음대로 넷심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인 것이다.

철저히 포털의 원천적 의미 외면=단적인 예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설립 동영상'이 공개된 16일에도 네이버는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네티즌들은 지적했다.

네이버에 블로그(http://blog.naver.com/namtekim/50025655498)를 열고 있는 남택 블로거는 "지리한 궁상"이라는 글을 통해 이 같은 네이버의 행태를 조목 조목 지적하고 있다.

남택 블로거의 지적에 따라 기자도 이를 확인하기 위해 16일 오후 5시 54분부터 약 5분간 국내 포털 사이트 대부분을 살펴보았다.


16일자 다음의 메인화면.이명박 후보의 BBK 동영상 기사가 상위에 있다.




16일자 야후의 메인화면.이명박 후보의 BBK 동영상 기사가 상위에 있다.




16일자 엠파스의 메인화면.이명박 후보의 BBK 동영상 기사가 상위에 있다.





16일자 네이트의 메인화면.이명박 후보의 BBK 동영상 기사가 박스기사로 처리되어 있다.




16일자 파란의 메인화면.이명박 후보의 BBK 동영상 기사가 상위에 있다.




16일자 네이버 메인화면. 동일한 시간대에 검색해서 캡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의 BBK 동영상 기사'가 철저히 외면 당하고 있다.



남택 블로거의 지적과 마찬가지로 네이버만 국가 장래와 관련한 중대 사건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었다. 블로거 '미궁속의 고양이(http://labycat.tistory.com/190)'는 "네이버에 BBK관련글이 메인페이지에 나타나"라고 비야냥거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발은 개별적인 '정치적 신념'만은 아니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포털, 검색사업의 원론에 대한 접근이다.

블로거 DoDream님(http://roidus.egloos.com/1645727)은 "네이버 너의 끝이 보이는구나.."라는 글에서
"네이버는 검색업체이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첫번째 보이는 화면 전부가 광고로 도배가 된다./오버츄어 광고, 플러스프로, 비즈사이트, 지식인(지식인도 이제 광고판으로 변해버린지 오래다)/지역광고.../네이버에 더 이상 검색은 없다./웹페이지는 제일 하단에 한참을 내리면 나오는데.. 정말로 내가 원하는 페이지를 한 방에 찾아본적이 없다.../구역질이 난다.."고 비판하고 있다.

'돈벌이'에만 골몰=DoDream님의 지적은 한마디로 네이버가 이미 포털이기를 포기하고, '1위'업체를 악용해 오로지 '돈벌이'에만 골몰하고 있음을 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DoDream님은 "네이버여.../너네가 제공하는 것이 진정 무엇이냐?/검색이냐? 이제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지식인이냐? 지식인..이제 광고판 되버린지 오래다..입소문 그런것 없다./뉴스나? 선정성 뉴스를 뿌리면서 그나마 버티려고 애쓰고 있더라../블로그냐? 네이버블로그 말고는 검색이 안된다...ㅋ 그래서 파워블로거들 메타블로그로 옮기고 있다./그럼 광고회사냐? 그렇다..그렇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며 네이버를 떠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블로거 with.com(http://letstalk.tistory.com/93)도 네이버의 폐쇠성과 독선적인 운영방안을 지적하고 있다.

"네이버는 다른 포털들처럼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관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블랙홀, 마치 웅덩이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만 하는, 트래픽을 자사블로그나 홈피,
지식인같은 데이터베이스로만 불러들여 많은 웹싸이트들이 네이버의 성장은 곧 자신에 대한
위협이라는데 이해를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로부터 많은 트래픽을 넘겨받는다는 쪽은 대개 블로거이지 웹싸이트 오우너가 아닙니다.
웹싸이트와 블로그는 그 잠재력에서 비교가 되지않습니다.
즉 네이버는 상업성싸이트는 돈을 내고 등록을 해야 트래픽을 보내주고
상업성 블로그도 제재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검색입니까? 스폰서링크지.
결국은 네이버의 성장이 전체 인터넷기업들의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결론입니다.
인터넷리더는 다른 인터넷기업들의 성장을 도우며 인터넷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비젼과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with.com 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네이버는 아닙니다."

◆웹 2.0은 기술이 아니라 '사상'=이 같은 네티즌들의 반발에 대해 네이버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자사의 입장을 밝혀왔다. '대선으로부터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웹 2.0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고.

그러나 네티즌들은 기술적인 웹 2.0만을 원하지 않는다. 웹 2.0은 기술이 아니라, 사상이자 철학이기 때문이다. '개방과 공유, 참여'는 기술 적용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웹 2.0'적인 사상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네티즌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친 네이버. 어떤 해법을 내 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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