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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보소’, ‘웃음’만 추구하다 ‘본질’까지 잃어버리겠소

'웃음'만 추구하는 '냄새를 보는 소녀' 연출진의 욕심이 웹툰 원작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

지난 9일 '냄보소'는 7.0%(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회 방송이 5.6%를 기록한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위 MBC '앵그리맘'과는 0.4% 포인트로 근소한 차이다.

극 초반 '냄보소' 시청률 부진의 원인으로는 웹툰 원작이 추리, 공포, 스릴러 등의 분위기로 인기를 끌었던 것에 반해, 드라마는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라는 애매하고 난해한 장르 설정으로 기존 팬들과 새로운 팬들에게 불신감을 안겨줬던 것으로 보인다.

웹툰의 여주인공은 갑자기 생긴 능력과 색이 다른 한 쪽의 눈, 화재로 부모님을 잃고 혼자 지내면서 까칠함 그 자체를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사고로 생긴 능력과 기억상실증에도 불구하고 밝은 성격을 가진 개그맨 지망생 여주인공의 모습을 그린다. 원하지 않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받는 정신적인 혼란과 고통을 담아내기에는 다소 억지스러운 캐릭터 설정인 것이다.

원작의 여주인공에게 냄새를 보는 능력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은 능력이다. 냄새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도 없으며, 거리를 다니면서도 냄새가 뒤섞여 혼란의 연속일 뿐이다.

원하지 않은 냄새까지 보이는 소녀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아닌, 보기 좋고 가벼운 모습으로 예쁘게 담아내려고만 하는 연출진의 욕심이 작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또한 일명 '바코드 살인사건'의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와 그를 돕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감각을 잃은 남자와 냄새를 보는 소녀의 사랑 이야기에 묻혀버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원작과 차별화를 두려는 시도 자체는 좋지만, 시청률에 급급해 작품 자체의 본질을 잃어가는 드라마의 현 상황이 안타깝게 다가올 뿐이다.

/fn스타 fnstar@fnnews.com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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