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인불명 폐렴 급증…깜깜이 정보통제에 '제2 사스'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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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서 사스 예방제로 알려진 '판란근' 사재기
제 2 사스 우려 커져…전문가 "환자 더 늘 것"
홍콩·싱가포르 등 폐렴의심 환자 속출
2003년 사스 환자가 입원한 중국 광저우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마스크를 쓰고 걷고 있다.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사람 간 전염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시민들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중화권 매체 대기원(大紀元)시보는 원인 불명의 폐렴환자가 대거 발생한 중국 중부 후베이성 성도 우한(武漢)시에서 현지 주민들이 사스 사태 당시 치료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판란근(板藍根·반란건)’과 마스크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신문은 2002년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시작된 사스로 인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중국 공산당이 관련 집계를 ‘국가기밀’로 간주하고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면서 박쥐에 기생한 바이러스의 감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2003년 4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상하이에서 발견된 사스 환자가 외국인 2명에 불과하다는 당국의 공식 발표와는 달리 상하이에도 상당수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나 국가기밀로 은폐하고 있다고 보도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또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나온다.

홍콩 매체 홍콩01에 따르면 중문대 호흡기과 쉬수창(許樹昌) 교수는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의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입증할 자세한 데이터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빠른 시일내에 새로운 소식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는 모두 다른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이다. 관련 소식은 중국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는 검색되지 않고 있다.

홍콩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염병 전문가인 위안궈융(袁國勇)은 “이번 집단 폐렴 감염이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한 조류독감과 2003년 사스와 비슷하다”며 “동물이 해당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한에서 현재 바이러스 전염이 발생한 것”이라며 “계속해서 더 많은 감염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선 사스 사태에 대한 공포가 크다. 2002∼2003년 중국 남부에서 시작된 사스로 37개국에서 774명이 숨졌는데, 이 가운데 약 650명이 중국과 홍콩에서 사망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3일까지 확인된 폐렴 감염자는 44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31일 감염자 27명이 보고된 후 사흘 만에 17명이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환자들은 모두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중 11명은 위중한 상태다. 폐렴 환자와 밀접 접촉한 121명은 보건 당국이 별도 관찰 중이다. 환자 다수는 후난성 우한시에 있는 화난(華南)수산시장 상인들로 이곳에서는 토끼 등 생가금류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화난 수산시장은 폐쇄된 상태다.

이번 폐렴 집단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우한 보건 당국 조사단은 초기 조사에서 사람 간 전파나 의료진 감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일반 감기, 조류독감, 아데노바이러스(감기 바이러스의 일종) 등 호흡기 질병은 원인 가능성에서 제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조사에 나섰다.

중국 대륙 뿐 아니라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서도 우한을 방문했던 폐렴 의심 환자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관찰 대상 환자가 14명으로 늘었다고 홍콩 명보가 당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루도 되지 않아 6명이 추가된 것이다. 홍콩 정부는 4일 감염병 대응 수준을 총 3단계 중 ‘심각’ 수준인 2단계로 높이면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부도 전날 폐렴이 의심되는 첫번째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고, 대만과 마카오 등에서도 의심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일반 감기인 것으로 조사됐고, 아직까지 우한에서 발병한 원인불명의 폐렴에 감염된 환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의 폐렴 환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4일 밝혔다. 사진=트위터 캡쳐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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