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확산 막아라”…확진자 하루 60명 늘자 우한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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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2. 오전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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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간 전파…의료진 16명 감염
상하이·다롄에서도 확진자 발생
페스트·콜레라급 대책에 돌입
‘늑장 대응 해외 확산’ 비난 나와
우한에서 출발, 마카오에 도착한 중국 민항기안에서 지난 12일 관계자가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중국 우한(武漢)에서 등장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며 ‘제2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로 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21일 새벽 의료진 16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5명, 의심 환자가 1명인데 1명은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료진 감염으로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되며 중국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사스 퇴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鍾南山)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급전문가팀장 겸 중국 공정원 원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이제까지의 자료로 볼 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은 분명히 사람 간 전파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한 폐렴 확진자는 21일 밤 기준으로 309명으로 집계됐다. 21일을 기점으로 확진자 숫자가 100명 이상 확 늘어난 셈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는 21일 오후 9시(현지시간)까지 '우한 폐렴' 확진자가 309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날까지 신종 폐렴으로 숨진 사람은 총 6명이다. 국가건강위원회는 이날 신종 폐렴을 사스에 준하는 법정 전염병 ‘을(乙)류’에 포함시키고 예방·통지 조치는 최고 단계인 ‘갑(甲)류’ 전염병에 준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갑류 전염병은 페스트·콜레라 등이며 국가가 강제 관리를 한다.

홍콩대학의 공공보건약학 가브리엘 렁 교수(왼쪽) 가 21일 홍콩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당국은 초기 대응 부실로 환자가 급증하고 중국 전역은 물론 해외에까지 신종 폐렴을 퍼뜨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우한에서 처음 출현한 건 지난달 30일이었는데, 중국 당국은 불과 나흘 뒤인 1월 3일 “사람 간 분명한 전염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섣부르게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물러선 건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 15일에서였다. 이때는 이미 태국·일본 등 해외에서까지 환자가 발생한 상태였다. 21일엔 필리핀에서도 신종 폐렴 양성반응이 나와 당국이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 당국은 21일 사실상 우한 봉쇄작전에 돌입했다.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사태를 고도로 중시하며 전력을 다해 예방 통제 업무를 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되면서 나온 긴급 조치다. 우한시는 이날 우한시민의 외부 출입통제에 나섰다. 이날 우한을 출발하는 모든 단체여행객의 출발을 금지했다. 공안부는 우한시를 지나는 모든 도로에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야생동물 운송을 금지했다. 공항과 기차역, 장거리 버스터미널, 여객선 항구에는 적외선 체온 측정기를 설치하고 고온 증상을 보이는 승객의 승차권을 무상 환불 조치하며 지정 의료시설로 무조건 보내 진찰을 의무화했다. 시내 모든 대중교통 시설에 대해서는 매일 소독을 지시했고, 이번 폐렴의 발원지로 알려진 화난(華南) 수산물 도매시장은 24시간 출입을 차단했다. 시내 모든 농수산물 시장에 대한 위생조사도 강화했다. 급증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지정 의료시설 3곳에 800개 침상을 준비한 데 이어 치료용 침상을 12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 당국은 춘절 연휴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우한 출입 중단’을 권고했다. 21일 국가건강위원회 소속인 쩡광(曾光)은 “지금 우한에 안 가도 되는 분은 가지 않았으면 하고, 우한에 계신 분 중에서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분들은 나오지 않으셨으면 한다”며 “이는 정부 공식 견해는 아니며 우리 전문가의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동요를 우려해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했지만 우한에 들어가지도, 우한에서 나오지도 말라는 뜻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신경진·서유진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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