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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20년 미국 윌슨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국제평화기구

제1차 세계대전(1914년 7월~1918년 11월) 이후인 1920년 1월 10일 승전국(연합국)인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창설된 국제평화기구. 국제연맹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 및 경제•사회적 국제협력 증진을 목표로 설립돼 국제연합(유엔ㆍUN)의 전신으로 불린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1939년 9월~1945년 8월) 승전국이 모두 출범 멤버로 참여한 유엔과 달리 강대국 미국 등이 불참하는 등 곡절을 겪었다. 국제연맹은 애초 토머스 윌슨(Thomas W. Wilsonㆍ1856~1924년)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당시 공화당이 다수였던 미국 상원은 먼로주의에 맞지 않는다며 가입 비준을 거부했다. 미국의 제5대 대통령인 제임스 먼로(James Monroeㆍ1758~1831년)가 1823년 12월 연두교서에서 밝힌 먼로주의는 미국의 유럽에 대한 불간섭의 원칙을 강조했다.

패전국인 독일은 물론 러시아혁명(1917년 11월) 직후의 소련도 가입이 인정되지 않다가, 1926년과 1934년에 각각 국제연맹에 가입했다. 원래 42개 회원국으로 출발한 국제연맹은 소련의 가입 등으로 한때 63개 국에 달하기도 했으나 이후 탈퇴・제명 등으로 회원국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설립 당시 상임이사국은 영국과 프랑스, 일본 제국, 이탈리아 왕국 등 4개 국이었다. 국제연맹은 집단안보와 무기감축, 개방외교 등을 표방했으나, 설립 이후 국제 분쟁(전쟁)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2차 대전을 막는 데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1945년 10월 24일 유엔이 창설되면서 국제연맹은 업무와 위임통치령, 자산 등을 모두 유엔에 인계하고 해체됐다.

영국과 프랑스는 1차 대전 중 국제연맹의 밑그림을 그렸으나 이를 구체화한 인물은 윌슨 대통령이었다. 윌슨은 1919년 1월 파리평화회의에서 평화를 위한 14개 조항(The Fourteen Points)를 발표하면서 집단안보와 국제분쟁의 중재 등을 강조했다. 파리평화회의는 1차 대전에 대한 책임과 유럽 각국의 영토 조정, 전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 등을 협의한 일련의 국제회의를 말한다. 국제연맹의 창설 취지는 베르사유 조약 제1조에 담겨 있다. 연합국과 패전국 독일이 1919년 6월 맺은 베르사유 조약은 국제연맹의 탄생과 독일 제재 등을 담은 평화협정이다. 미국 의회는 그러나 먼로주의를 내세워 베르사유 조약 인준을 거부했다.

국제연맹은 1920년대 소규모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등 창설 10년 동안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에 효과적으로 기여했다. 그러나 미국 등 주요 강대국의 불참으로 토대가 불안했던 국제연맹은 1930년대 들어 무기력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실제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 소련 등의 침략 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할 정도로 힘이 없었다. 국제 분쟁을 바라보는 영국과 프랑스 간의 시각차도 국제연맹의 무기력에 일조했다. 양국은 분쟁 해결을 위해 강제력을 동원하는데 주저했다.

신흥 군국주의 세력인 일본 제국과 나치 독일은 1933년 국제연맹에서 탈퇴했으며, 이탈리아 왕국도 1937년 탈퇴했다. 소련은 1939년 2월 핀란드 침략을 이유로 제명됐다. 이후 이들 국가의 도발 행위에 국제연맹은 집단 제재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끌려 다녔다. 이 사이 일본은 만주사변(1931년 9월)과 중일전쟁(1937년 7월)을 일으키는 등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했다. 이탈리아도 1936년 3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함락하는 등 침략을 일삼았다. 앞서 브라질이 1926년 상임이사국 진출 실패를 이유로 탈퇴한 이후 중남미 국가들의 탈퇴도 급증했다. 결국 국제연맹은 1939년 9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국제연맹에 가입하려면 국제의무의 준수와 군비축소를 조건으로 총회에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했다. 탈퇴를 원하는 국가는 2년 전 예고할 경우 허용됐다. 이 규약에 따라 모두 16개 국이 탈퇴했다. 국제연맹의 주요기관은 총회와 이사회, 사무국이다.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총회는 연맹의 목적과 임무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다뤘으며, 주요 의제는 만장일치제를 채택했다. 비상임이사국은 1922년 6개 국, 1926년에는 9개 국으로 늘어났다. 임기는 3년이며 재선도 가능했다. 주요 사항은 역시 만장일치제였다. 관련기관으로 상설국제사법재판소와 국제노동기구를 두었다. 국제연맹은 군사력 등 전쟁억제 기능이 약해 집단안보체제 구축이라는 당초 창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결국 유엔 출범 후인 1946년 4월 제21차 총회에서 해체와 동시에 자산의 유엔 이양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