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YP의 미숙한 처리방식, 도마 위…심각한 사생활? 온갖 루머 양산"
[스포츠서울닷컴 | 나지연기자] JYP엔터테인먼트가 25일 '2PM' 리더 박재범과의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팀 영구탈퇴를 공식화한 셈. 지난해 9월 한국비하 논란 당시 잠정 탈퇴를 선언하고 미국 시애틀로 쓸쓸히 떠난지 5개월만에 생긴 일이다.
회사 측이 밝힌 탈퇴의 원인은 '사생활' 이다. 연습생 시절의 글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본인 스스로가 고백한 사적인 잘못이 탈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 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사생활이라 밝힐 수 없다고 못박았다.
JYP의 갑작스런 재범 탈퇴 선언 후 논란은 확산됐다. '사생활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만들어 재범의 사생활을 사건화한 것. JYP 입장에서는 재범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문제가 된 부분을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이는 오히려 추저분한 소문만 양산시킨 꼴이 됐다.
대형기획사의 매니지먼트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소속 연예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방관자적인 대처가 팬들과의 신뢰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사실상 재범은 JYP의 수상한 '대응'과 '처리'로 인해 가수 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 탈퇴 이유 놓고 추측만 난무
"박재범이 지난해 12월 22일 정욱 대표에서 전화를 걸어 사적으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자세한 내용은 사생활 부분이라 밝힐 순 없지만 지난 9월 팀을 탈퇴했던 시기보다 더 안좋고,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었다." JYP가 밝힌 탈퇴 이유다.
이 발언은 온갖 상상력을 가중시켰다. '사회적으로 심각한'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대중들은 "도대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킬 사생활이 무엇이냐"며 온갖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낙태설'과 '마약설' 등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양산되고 있다. JYP가 말한 '사회적 문제'를 해석하느라 생긴 위험한 추측이다.
JYP 측이 밝힌 탈퇴 원인은 해명의 성격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재범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JYP는 한 발 물러선 형식이다. 이는 재범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정도로 사생활적 문제가 있으며, JYP는 그런 문제를 용서하지 않는 상당히 도덕적인 회사라고 강조하는 식이다. 대형 기획사의 소속 가수 위기관리법 치고는 꽤나 잔인한 대처방법이다.
◆ 재범 향후 활동도 사실상 차단
재범의 가수 인생을 놓고 봤을 때 이번 JYP의 보도자료는 사형선고다. 치명적 사생활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비하 논란보다 심각한 상황이라 했다. 그리고 사회적 문제를 조심스레 꺼냈다. 이는 연예인에게 치명타나 다름없는 소문을 보도자료를 통해 양산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범의 향후 활동도 기대하기 어렵다. 한 식구나 다름없는, 그것도 초대형 기획사인 JYP가 막을 수 없는 문제라면 다른 연예 기획사도 마찬가지다. 재범을 받아주기 어려운 현실이다. '사생활 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설령 용기(?)있는 기획사의 도움으로 컴백한다고 가정해도, 더이상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긴 힘들다.
보통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의 잘못을 감싸주기 마련이다. 물론 잘못을 무턱대고 덮어줘서도 곤란하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사생활', '사회적', '심각한', '물의' 등의 단어를 쓰며 연예인을 '문제아'로 만들진 않는다"면서 보통 이럴 때는 '컴백을 계획했으나 본인이 거절했다'는 식의 보도자료를 쓴다. 자발적으로 소속 스타를 '문제' 삼지 않는다"고 의아해했다.
◆ 무너져버린 팬들과의 신뢰도
재범이 미국 시애틀 출국 당시 스포츠서울닷컴은 공항 출국 게이트 앞에서 그를 만났다. 미국으로 떠나는 그의 옆에는 매니저 한 명 없었다. 가장 외롭고 두려웠던 순간에 혼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재범은 일반석에 혼자 고개 숙인채 앉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10시간 넘는 비행을 했다.
신뢰도는 하루 아침에 떨어지지 않는다. 재범의 한국비하 발언 당시 JYP의 수습은 민첩할 뿐 배려는 없었다. 4일만에 탈퇴를 결정하고 미국행을 승인했다. '원더걸스' 선미의 탈퇴 과정도 그랬다. JYP가 일방적으로 이유와 심경을 알리는 방식이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소통'이 아닌 '소문'만 키우는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2PM 팬들은 지난 26일 오후 강남구 JYP 본사 앞에 급히 집결해 국화 퍼포먼스를 벌였다. '2PM은 죽었다'는 의미에서 JYP 건물 앞에 국화를 놓고 왔다. 본사 앞에서 만난 한 팬은 "흰 국화의 꽃말이 '진실'이다. 우리는 JYP의 말장난이 아닌 '진실'을 알고 싶다"고 분노했다. 결국 JYP의 수상한 대응이 팬들과 소속사의 신뢰 마저 깨뜨린 상황이 됐다.
< 사진 = 김용덕·이승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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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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