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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23 10:32 / 수정: 2011.06.23 10:32
[박종렬 교수의 제왕학] 문재인, 박근혜의 운명적 대항마인가?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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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는 발톱을 감춘 채 숲에 누웠고, 여의주를 품은 용은 구름 속에 몸을 숨겼다. 그렇게 누운 호랑이(臥虎)와 숨은 룡(藏龍)이 만나 싸움을 벌이니 천지가 진동했다. 드러나지 않는 전설과 영웅들이라는 중국속담을 원용한 중국의 무협영화 '와호장룡'의 대결이 2012년 우리나라 대선판에서 벌어질 것인가?

    와호장룡(臥虎藏龍) 대결 : 박근혜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

    지난해 차기 대선과 관련, 모처의 시뮬레이션 결과 박근혜를 이길 유일한 후보가 범(호랑이)인(寅)자를 쓴 문재인(文在寅)으로 드러나 화제가 됐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강점과 대비, 기존 야권 후보 가운데 유사한 강점이 있는 후보 조합(組合)과의 모의 투표결과 와호(臥虎)라 할 ‘노무현 재단 이사장’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가장 유력한 인물로 뽑혔다는 것이다.

    발톱을 감춘 채 숲에 누워있는 호랑이 같은 문재인 이사장은 흠결이 적고, 원칙을 고수하며, 야권 전체는 물론 보수층에서도 거부감 없는 인물이어서 부동의 여권 대권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의 유일한 대항마로 야권에서 부상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아쉬웠던 점, 안타까운 점, 미운 점과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인물을 뽑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특히 선거캠페인의 이슈나 어젠다 셋팅 과정에서 ‘대중들의 분노를 어떻게 조직화’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부동의 1위 지지도로 차기 대권 대세론 흐름을 타고 있는 ‘안티 박근혜’ 구도에서 보면 문재인은 통합야권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자격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뉴시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6월 15일 공동으로 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가 34.9%로 확고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민주당 대표(16.5%)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차기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8.5%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숲에 누은 호랑이(臥虎)처럼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문재인이 대선주자로 떠오르는 것에 대해 일시적 현상일 뿐, 지지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박근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도토리 키재기식’의 야권 인물난 때문에 새 인물에 대한 대망론(待望論)이 잠재해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문재인 대망론’은 설득력이 있다.

    “가장 많은 게 사람인데 정작 쓸 만한 인물은 참으로 찾기가 어렵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장탄식(長歎息)이 실감나는 현실이다. 야권 대표로 30년 넘게 장기 집권한 김대중 김영삼 같은 걸출한 인물이 사라진 야권의 인물난이 문재인의 등장을 바라고 있는 셈이다. 잠재적인 대권 후보군에서 ‘대망론’ 한 복판으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문재인이 참여정부 5년을 회고하면서 기록한 비사를 담은 증언록『문재인의 운명』이 출판되자마자 베스트 셀러 1위로 등극하면서 ‘한 발 한 발’ 정치로 다가서고 있는 모습도 ‘문재인 대망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정가 곳곳에서 문재인이 여전히 소극적 모습이지만 ‘바뀌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문재인의 운명』이란 책 제목처럼 운명적으로 "꼼짝 못하게 됐다"는 인터뷰 기사를 근거로 조만간 결국 대선출마를 결심할 것이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노무현의 극적 당선‘ 같은 ‘드라마틱한 대권드라마’ 연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미 대권도전을 선언하고 세몰이에 나선 정세균 전 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문재인도 대권 경쟁 들어와야 한다”고 대권도전을 압박하고, 지난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과정에서 '친노 분열 원죄’를 떠안은 유시민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망론’은 갑자기 확산되고 있다.

    공·사석에서 야권통합을 강조하고 “대선 직접출마 권유가 많아” 고민 중이라는 '바보 노무현의 절친'이자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영혼을 함께 나누었다는 문재인. 그는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는 저서 『문재인의 운명』 마지막 문장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처럼 그의 대권 출마는 이제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운명의 길로 내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 의미심장한 '운명(運命)'이라는 단어에는 원하지 않아도 피할 수 없다는 함의(含意)가 함축돼 있다. 이제 노무현의 운명은 문재인의 운명이 되고 있다. 운은 명을 좇아가고 명은 운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필부의 삶도 그러할진데 역사의 한 귀퉁이에 커다란 족적과 이름을 떨치고 떠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삶도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있는 드라마처럼 운명적인 인간사의 상징적 모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운명은 만남에서 시작되고 국가의 운명도 누가 당시를 책임진 인물이냐에 따라 요동치는 것을 보면 운명은 하늘의 선택과 인간의 판단, 그 접점에서 결정되는 듯하다. ‘하늘은 어떤 시대건 그 시대를 담보할 인물을 세상에 내 놓는다’고 제왕학의 보고(寶庫)인 『정관정요(貞觀政要)』는 가르치고 있다. 전 시대의 아무리 훌륭한 인물일지라도 당대의 일을 위해 그 인물을 빌려올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理致)라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한 문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현직 재임시에도 총선 출마 요구를 뿌리친 바 있다. 하지만 유시민이 주춤하면서 떠오른 ‘문재인 대안론은 문 이사장의 책 『문재인의 운명』에서 보듯 ‘더 이상 요구를 피할 수도 없고, 피하지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잠룡(潛龍)인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야권 단일후보로 주목받는 ‘바보 노무현의 절친’ 이자 ‘영원한 비서실장’

    문재인은 1953년 1월 24일 경상남도 거제 출생의 대한민국 법조인으로 참여정부시절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대통령비서실 실장을 지냈다.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재학시절 운동권으로서 1975년 시위와 관련해 구속되기도 했던 그는 사법시험 합격통지서를 청량리경찰서 유치장에서 받았다. 노무현이 정치인으로 변신해 청문회 스타가 된 뒤에도 부산변협 인권위원장을 지내면서 묵묵히 인권변호사로 일해 왔으며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 동의대 방화사건 등 굵직한 시국사건을 변론했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지만 시위전력 때문에 판사 임용이 어려워 부산으로 내려가 법무법인 부산에 합류하면서 시작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문재인에 대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다.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원칙주의자"라고 평가했다고 전한다. 문재인은 검찰의 박연차 수사에서도 노 전 대통령 변호인을 맡았고 노 대통령 서거 이후 장례 절차와 관련한 일을 도맡았다.

    노무현이 있는 곳에 30여년 문재인이 항상 그림자처럼 있었다. 참여정부시절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내다 건강 악화로 1년 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그러나 네팔 산행 도중 노 대통령 탄핵 소식을 듣고 달려와 변호인단을 꾸렸으며, 2005년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을 거쳐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평생지기, 동반자로 그가 청와대에 무슨 자리를 차지하건 떠나있건 노무현의 마음속에 최후의 보루, 파수꾼으로의 처신과 행동은 부족함이 없었다고 한다.

    청와대 안에서 이정호 시민사회수석, 이호철 국정 상황실장 등과 함께 PK인맥을 대표했다. 윤태영 연설기획 비서관 등 핵심 참모진도 문재인을 친형처럼 잘 따랐다고 한다. 참여정부 시절 '왕수석'으로 불렸던 문재인은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모든 직원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상황을 명확하게 정리해내는 업무 스타일을 보였다고 한다.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이해찬 전 총리가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인사들과 내기골프를 쳤다는 소식을 듣고 고심하던 노 대통령에게 해임을 촉구했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한 17명 중 문재인 수석과 이호철 비서관의 경남고 동문은 한명도 없었다. 두 사람은 아예 동창회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고 한다. 고교 동기인 고위 공직자가 문수석 방에 들렀다가 얼굴도 못 본 채 쫓겨난 적도 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단 한차례의 식사나 환담 자리도 갖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권력의 역학에서 보면 한 발짝 철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노 전 대통령과의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우정으로 보면 함께 권력을 누릴 만도 한데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으되 나서지 않았다. 권력은 고립되면 고립될수록 독점적으로 흘러 집중되게 마련이다.

    그를 친노의 좌장이라고 한다. 가루처럼 흩어진 친노 세력의 해체는 다시 통합과 결집이 요구되고 있건만 그에게는 서로가 응원군으로 손을 내밀망정 그를 옹립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이런 미묘한 흐름 속에서 책의 출간과 맞추어 현실정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역사가 후퇴하고 있다." "이제 노무현을 극복해야 할 시점이다."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아래에서만 흩어져있는 세가 모이고 있다. 이를 전국적으로 하나로 결집시키는 힘을 발휘할 수가 있는가? 그가 정치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야권, 진보 진영의 단일화 없이 내년 총선, 대선의 승리는 어렵다는 결론하에서 그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가 주인공이 되어 겸허한 마음으로 권력을 향해 다시 신발 끈을 맬 수 있을 것인가?

    그의 승부수는 지금까지 인간 노무현이라는 함수의 상황에 따라 움직인 종속변수였다면 이제 그는 어떤 식으로든 그 자신의 상황을 만들어 내야 대권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정신의 승계! 승계는 이어 받음이지만 상황은 그것을 본인이 받으려면 노를 넘어서야 한다. 노무현이 아닌 문재인으로 독자적인 정체성을 갖고 확실한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해야만 한다. 이른바 포지셔닝이론에 따르면 라인 연장의 함정에 빠져서는 절대 대권을 할 수 없다. 절대라는 표현은 삼가야겠지만 인간의 인지구조가 이를 허락지 않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세상사의 본질적 측면이고 구조다.

    무엇을 어떻게 정리하여야 야권 통합을 이루어 노무현이 남기고 간 숙제를 풀 것인가? 지나간 노무현의 숙제는 그가 안고 있는 것을 다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새로운 전환점에서 출발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과거에도 권력의 역학구도(力學構圖)속에서 명멸(明滅)해 온 2인자의 숙명(宿命)의 한계를 많이 봐 왔다. 권력을 탐했건, 평생을 머물렀건 박정희-김종필, 전두환-노태우 등이 그러했듯이 꼭 대권의 주인공으로서의 승리만이 그 승계와 발전이 아니라면 문재인은 그의 운명처럼 이제 그 깃발을 들어 올려야 한다.

    그가 스스로 대권을 위한 카드가 되느냐, 카드를 만들 패가 되느냐는 지금부터 그의 차별화보다 강력한 차등화된 이미지 메이킹과 세력화, 그리고 기존 정치인과 선별(選別)되는 선명성에 달려 있다 하겠다. 가장 큰 적은 어쩌면 내부의 적이다. 재벌은 핏줄이 원수고, 권력은 측근이 원수라는 말처럼 외부의 적과 씨름하기보다 내부의 교통정리가 우선 그에게 가장 무겁고 버거운 숙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면 진정성이 엿보인다. 그 진정성은 정치권 인사로 많은 말을 쏟아내는 그런 부류와는 철저하게 차별화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제 세상에 나온 것이다. 그는 어떤 명을 받았을까? 그 명은 운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지나고 나면 모든 인생은 운명이란 말로 귀착되기 때문이다.

    책 출간에 간여한 청와대 공보비서 출신 양정철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문 이사장이 책을 통해 노전대통령의 죽음과 관련, “충격 비통 분노 서러움 연민 추억 같은 감정을 가슴 한 구석에 소중히 묻어두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냉정하게 시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그것이 그를 ‘시대의 짐’으로부터 놓아주는 방법”이고, “그가 졌던 짐을 우리가 기꺼이 떠안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했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는 말씀 속에서도 두 분은 끊을 수 없는 운명으로 연결되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운명’은 두 분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운명, 아니 우리 국민 모두의 ‘운명’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낍니다.”

    노 전 대통령의 책 제목 『운명』과의 상관관계도 감안됐지만 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운명 같은 세월이 우연은 아닌 모두 정해진 운명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붙인 것이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 제목이라는 설명이다. 문 이사장은 따로 책을 한 권 쓰고 싶을 만큼 간절하게 전하고 싶어 했던 메시지를 이렇게 요약했다.

    “지금 집권을 말하기 전에 진보?개혁 진영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하면 두려운 마음이 든다. 2003년 참여정부 집권 시기에 비해 현재 우리 진보 개혁진영의 역량과 집권능력은 얼마나 향상 됐을까. 진영 전체의 역량을 함께 모으는 지혜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참여정부 5년, 더 나아가 민주정부 10년의 성공과 좌절에서 우리의 역량과 한계를 따져보고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진보?개혁 진영 전체의 힘 모으기’에 실패하면 어느 민주개혁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권력의지 약해 현실성 없는 대망론 폄하 직시해야

    부산 영도에서 살았던 문재인이 경남 중 3년학때 친구 네명과 영도다리 건너 자갈치 시장 근처에 있던 점집을 찾은 일화는 그가 입신양명(立身揚名) 한 뒤 동창들 사이에 추억거리가 됐다고 전한다. 장난끼 많은 친구들이 "야, 우리 나중 어떻게 될지 점 한번 보자!"고 해서 5명이 점집을 가게 됐는데 점쟁이가 보기에 까까머리 얘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니 기가 차서 "느그같은 아~들은 점 안본다"고 손사래를 쳤으나, 친구들 중 당찬 한명이 "우리도 돈 있어요. 왜 점 안봐줄려는 겁니까"고 조르다시피 해 점을 봤다.

    점쟁이가 5명을 훑어보더니, 문재인만 봐준다며 문재인 관상을 유심히 살피며 "암만 봐도 판서(장관)깜이야, 판서깜~~~"이라며 극찬했다는 것이다. 장관급인 비서실장을 했으니, 사실상 당시 점쟁이가 장관감이라고 한 것은 큰 인물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동창은 “당시 시골에서 장관은 지존(至尊)의 대상이었던 만큼 아무리 관상이 좋더라도 나랏님을 상징하는 대통령감이라고는 감히 말을 못했을 것이므로, 장관감은 대통령감이라고 확대해석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무현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보수 인사들도 정치판에 때 묻지 않은 신선한 이미지를 가꾼 선비스타일의 문재인에 대해서는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내가 선수로 나서는 건 아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고사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6월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총선·대선 출마 여부, 대선 후보들의 경쟁력 등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으며 2012년 총선 및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2012년에 벌어질 상황과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출마) 결정을 내릴 시기가 아니다”면서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문 이사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정치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정치세력으로 보면 민주당이고, 개인으로 보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총선과 대선은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 통합이란 부분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참여가 요구되고 역할을 하라고 하면 그건 해야 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면서 정치 참여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잘못할 것 같으니까 그렇다. 내가 괜찮게 평가받고 좋은 이미지 갖고 있는 것은 고맙고 과분한 일이지만 결국 정치권 바깥에 있어서 그런거다. 막상 현실정치 들어서면 그게 아니지 않나. 그때는 착한 역할만 못한다. 현실정치에 필요한 자질과 능력이 있다. 나는 그런 것들이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하나는 정치를 한다면 원칙을 지켜나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노 전 대통령이 절절하게 오랫동안 보여줬다. 나는 도저히 엄두가 안 나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안흑심(厚顔黑心)의 당대 종결자(終決者)만이 거머쥘 수 있는 대한민국 대권의 적나라(赤裸裸)한 정치현실을 감안할 때 자기 선거를 한 번도 치러본 적이 없고, 대권 도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德目)이라 할 ‘권력의지’도 확실하게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그가 결이 고운 나이브한 이상주의자라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이번 결단에서 관건이 될 것이다.

    색깔론에서 자유롭고, 지역색이 약하며 털어도 먼지 안나는 문 이사장은 자신만의 분명한 비젼과 시대정신을 정립하고 노무현 굴레에서 벗어나 국가지도자로서 확실한 포지셔닝을 구축할 때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특히 수지청즉무어 인지찰즉무도(水至淸卽無魚 人至察卽無徒) 즉 ‘물이 지나치게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나치게 깨끗하면 친구가 없다’는 말대로 자신을 돌아보며『논어(論語)』와 『서경(書經)』등에서 지도자 덕목을 익혀야할 일이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우리야 말로 운명이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우리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한 문재인 이사장. 그가 '노무현이 남긴 숙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종렬 ㅣ가천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사진 출처=서울신문>
    [스포츠서울닷컴 정치팀 ptoday@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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