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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ackson | Dangerous (1992)

Michael Jackson – Dangerous – Epic/Sony, 1992

 

 

팝의 제왕이 보여준 마지막 영화(榮華)

장장 9년이라는 (음악적)침묵을 지키기 바로 전 발표했던 1992년작 [Dangerous]는 가능성 있는 모타운 소울(soul) 싱어에서 팝의 제왕(King Of Pop)까지 거친 한 흑인 청년의 마지막 영화(榮華) 같은 앨범이다. [Dangerous]는 어쩌면 불운의 앨범이다. [Off The Wall]이 보여주었던 흑인음악의 상업적인 가능성을 넘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Thriller], 흑인음악이 어떻게 팝/록과 함께 섞일 것인가의 최대치를 보여준 [Bad]를 지나, 그 후로도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거친 후 모습을 드러낸 그에게 거는 가장 최대치의 기대가 집중되었던 마지막 시기에 발매되었기 때문이다.

그 점을 가장 잘 알고 있었을 마이클 잭슨은 이 앨범에서 그동안 마이클 잭슨표 음악의 핵심 키워드였던 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Jones)의 교체를 결정했다. 누구보다도 흑인음악과 팝/록의 결합을 능수능란하게 해냈던 거장 프로듀서 퀸시 존스 대신, 당시 최고의 트렌드였던 뉴 잭 스윙(New Jack Swing)의 마스터 테디 라일리(Teddy Riley)를 선택한 것은 변화에 대한 그의 강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런 의지가 반영된 듯 [Dangerous]는 당시 테디 라일리가 들려주었던 일반적인 뉴 잭 스윙의 경향, 즉 ‘전통적인 소울에 더해진 다양한 음악 스타일’에서도 훨씬 팝 쪽으로 치우쳐 있는 앨범이다. 래퍼 헤비 디(Heavy D)가 참여한 “Jam”의 힙합적인 요소나 슬래쉬(Slash)가 도움을 준 “Give In To Me”의 록 필(feel), “Why You Wanna Trip On Me”나 “Remember The Time”이 들려주는 댄스 팝의 질감은 마이클 잭슨 스스로가 나름대로 고수해 왔던 소울의 전통에서 의도적으로 많이 벗어나 있음을 보여주며, “Black Or White”에 이르면 이것이 ‘팝록’인지 ‘록팝’인지도 더 이상 구분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이다. [Off The Wall]에서 들려주었던 전통적인 소울의 현대적(/혁신적) 해석이나, [Thriller]에서 보여준 간결한 완벽성, 혹은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이어갔던 [Bad]의 안정감에 비해, [Dangerous]는 너무 산만하다. 화려해졌지만 궁색하며, 세련되지만 다가오지 못한다(“Billy Jean”이 들려주었던 그 간결함의 매력을 떠올려 보라). 테디 라일리의 역할도 그 당시 ‘정체되었던 흑인음악의 활로’를 스스로 보여준 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부속품의 역할에 머물고 있다.

오히려 눈에 띠는 트랙은 여전히 탁월한 마이클 잭슨의 보컬 능력에 힘입은 “Heal The World”나 “Will You Be There” 같은 발라드 곡들이다(여기서 재미를 본 잭슨표 발라드는 “You Are Not Alone”으로 이어진다). 지금은 이미 식상해졌지만 그 당시만 해도 “Heal The World”가 경험케 했던 그 보편적인 감동과 뭉클함은 이제 와서 창피해 할 필요가 결코 없는 성질의 것이다. 어쩌면 마이클 잭슨이 갖고 있던 ‘혁신’적인 팝 음악 마스터(Master)의 이미지란 이렇게 최신 트렌드에 대한 재능 있는 대처였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마저도 능력이겠지만….

마이클 잭슨이 이 앨범을 뒤로 9년이라는 침묵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우리는 마이클 잭슨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알아 버린 지) 모르겠다.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춤을 추는지, 어떤 여자를 좋아했는지 등등. 그 사실은 듣는 우리에게도 들려주는 그에게도 넘기 힘든 ‘벽’이며, 풀기 힘든 ‘숙제’인 듯하다. 안타깝지만, 그는 결국 그 벽을 넘진 못한 듯하다. 그것이 매스미디어 시대 스타의 운명이겠지만, 그가 남겨두고 간 제법 많은 곡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팝의 입문서이자 교과서임은 부정 못할 사실이다. 20011114 | 박정용 jypark@email.lycos.co.kr

6/10

수록곡
1. Jam
2. Why You Wanna Trip On Me
3. In The Closet
4. She Drives Me Wild
5. Remember The Time
6. Can’t Let Her Get Away
7. Heal The World
8. Black Or White
9. Who Is It
10. Give In To Me
11. Will You Be There
12. Keep The Faith
13. Gone Too Soon
14. Danger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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