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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가 쓰레기장으로..레바논 '폐기물 위기'

김혜지 기자 입력 2018. 01. 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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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름다움으로 이름을 날리던 레바논의 해안가.

레바논 각지에 있는 해안과 강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레바논의 폐기물 위기는 2015년 시작됐다.

위기는 레바논 '국명'을 위협할 정도로 상당히 심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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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풍광 자랑하던 레바논..강·바다 곳곳 '쓰레기'
SNS "정치인들 임시방편 때문에"..분노 들끓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북쪽에 있는 연안 도시 '조우크 모스베' 해안가.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과거 아름다움으로 이름을 날리던 레바논의 해안가. 이곳에 폐기물들이 '카펫'처럼 깔려 있다고 25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수도 베이루트 북쪽에 있는 칼브강 인근 연안이 최근 겨울 폭풍을 타고 밀려든 쓰레기 더미로 가득찬 것이다. 이곳에는 검은 우비를 입고 긴 갈퀴를 든 남성들이 쓰레기를 봉지에 채워넣느라고 분주하다.

환경공학자인 지아드 아비 차케르는 "이 해안을 청소한 것도 벌써 17번째"라며 "이번은 지자체가 하는 청소고, 이전 16번은 봉사자들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각지에 있는 해안과 강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때 아름다움으로 명성이 높던 레바논의 풍광이 변해 버렸다.

레바논의 폐기물 위기는 2015년 시작됐다. 이때부터 국내 쓰레기 매립지는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 수개월간 베이루트에는 썩은 폐기물 냄새가 진동했으며 흰색 쓰레기 봉지가 도심 강변을 따라 수㎞ 줄짓기도 했다.

지난 2016년 2월25일 베이루트 북쪽 교외. 흰 쓰레기 봉지들이 줄지어 서 있다. © AFP=뉴스1

레바논 사람들은 정부 당국에 쓰레기 청소를 촉구하는 내용의 '유 스팅크'(You Stink·악취가 난다는 의미) 운동을 시작했다. 수만명이 거리로 나서 폐기물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바람에 정부군이 진압에 동원될 정도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레바논 정부는 쓰레기를 부랴부랴 시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웠다. 그만큼 공개 매립지 900곳의 상황은 악화했고 이곳의 쓰레기들은 대체로 불태워졌다.

그렇게 잠잠해진 것 같았던 위기는 올해 거센 겨울 폭풍이 불어 닥치면서 다시 국민들의 눈에 띄게 됐다.

칼브강에 떠오른 쓰레기들은 한때 목가적 분위기던 피크닉 장소를 쓰레기 처리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찌든 갈색 물이 넘실대고, 제방에는 파랗고 하얀 플라스틱 봉지들이 흩날렸다.

60대 남성인 조니는 이 광경을 지켜보며 좌절감을 표시했다. 그는 "일요일이나 휴일이면 가족들과 음식을 싸들고 이곳으로 오곤 했다. 우린 이 강물을, 깨끗한 물을 마시곤 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CNN은 폐기물로 뒤덮인 해변과 강가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되면서 또다시 '정치인 책임론'이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레바논 정치인들이 쓰레기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해결한 결과가 바로 이 같은 참상이라는 주장이다.

위기는 레바논 '국명'을 위협할 정도로 상당히 심각해 보인다. 레바논 국명은 눈 덮인 레바논산 정상을 가리키는 페니키아어 '하얀색'에서 유래했는데, 원래 이 산은 수도 베이루트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만년설은 이제는 보기 힘들어졌다. 수도 상공을 뒤덮은 짙은 갈색 스모그 때문이다. 이에 CNN은 "지금은 어쩌면 레바논이 국명을 변경할 때일지도 모른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 2015년 9월30일 촬영된 베이루트 북쪽 해안가. 쓰레기 더미로 가득하다. © AFP=뉴스1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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