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 전제완, 싸이월드 인수
벤처 1세대이자 프리챌 창업자인 전제완 에어 사장(사진)이 싸이월드를 인수했다. 전 사장은 자신의 미국 법인 에어의 동영상 플랫폼을 싸이월드를 통해 서비스하는 등 싸이월드를 동영상 위주 서비스로 개편할 계획이다.

18일 싸이월드는 전 사장이 싸이월드 대표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전 사장이 대표로 있는 미국 법인 에어가 싸이월드 기존 주주 29명의 주식을 100% 인수했다. 지분 인수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회사 가치는 수십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는 동영상 채팅, 개인방송 등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에어라이브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다. 전 사장은 “에어라이브의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과 싸이월드의 사용자 기반 등을 결합해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우선 인지도가 높은 싸이월드를 브랜드화해 사용자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5개 국어로 서비스되고 있는 에어라이브를 싸이월드를 통해 서비스하는 등 서비스 통합과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몰락한 1세대 SNS 싸이월드와 끊임없이 재기를 노려온 1세대 벤처기업인이 함께 부활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싸이월드는 2000년대 초·중반 미니홈피 열풍을 일으킨 대표적인 1세대 SNS다. 싸이폐인, 싸이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전성기 시절 회원 수는 3200만명에 달했고 지금도 사진 150억장이 쌓여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선 뒤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밀리고, SK커뮤니케이션즈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 등으로 인해 쇠락을 거듭했다.

싸이월드에 애착이 강한 임직원은 201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해 부활을 꿈꿔왔으나 올 들어 추진한 크라우드펀딩이 실패하는 등 재기마저 여의치 않았다. 인터넷분야 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SNS 시장 점유율 2.4%로 9위에 그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