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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의심` 교황, 사순절 피정 불참…"2013년 즉위 후 처음"

진영화 기자
입력 : 
2020-03-02 10:56:24
수정 : 
2020-03-02 11: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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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감기로 피정 못해…대신 묵상할 것"
이달 말 개최예정 `세계경제연대대회`도 연기
이탈리아 확진자 1700명 육박·34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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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산타 사비나 바실리카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가운데 감기 증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 바티칸]
프란치스코 교황(83)이 감기 증세로 1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사순절 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고요한 곳으로 떠나 묵상·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카톨릭 신자의 주요 행사인 피정에 교황이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총기도회에서 "불행하게도 감기로 인해 올해는 (사순절 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며 "이곳(바티칸)에서 묵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애초 교황청 고위 관료들과 로마 남동쪽 외곽에 있는 아리차의 한 수도원으로 거처를 옮겨 이날부터 6일간 연례 사순절 피정에 나설 계획이었다. AP통신은 "교황이 2013년 즉위한 이후 피정에 불참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지난달 26일 미사를 집전하던 중 기침과 콧물 증세를 보인 이후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에서의 사순설 미사 집전도 취소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급속 확산 중인 코로나19에 교황이 노출됐을 수 있다는 신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교황청은 구체적인 병증을 밝히지 않으면서 "'경미한 증세'"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20대 초반 호흡기 질환으로 폐 일부를 절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 카톨릭 교회의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교황이 폐막 강론을 펼칠 예정이었던 이달 26~28일 '세계경제연대대회'를 오는 11월로 잠정 연기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주최 측은 "교황의 건강 상태는 행사 연기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전 세계의 이탈리아행 항공 노선이 잇달아 중단되면서 참가자의 방문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566명 늘어 1694명이 됐고, 5명이 추가로 숨져 사망자는 34명이 됐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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